시즌 초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줄곧 이적설에 시달렸던 그는 시즌이 막판을 향해가는 현재 토트넘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어느덧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차범근(63)이 갖고 있는 한국 선수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 득점(19골)과 동률을 이뤘다. 

‘차붐’ 차범근과 동등한 위치에 선 손흥민은 이제 그 이상에 도전한다. 아직 프리미어리그(EPL)가 6경기나 남아 있어 한국인 최초 유럽 무대 20호골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모두가 칭찬 일색이다. 해외 언론은 물론 토트넘 감독과 회장까지 나서 손흥민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영국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쿼카는 “지금 기세로만 보면 EPL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는 손흥민”이라면서 “공격 능력뿐만 아니라 지칠 줄 모르는 활동량, 넓은
시야 때문에 토트넘에서 중요한 존재다. 우승 경쟁을 원하는 팀이라면 누구나 그를 가지고 싶어 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어느 팀에서 백업 스트라이커가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나”면서 “몇 달 전만 해도 팀을 떠나야 할 것처럼 보였던 손흥민이 이제
는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가장 뛰어난 재능 중 하나가 됐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이적 첫 해 8골을 기록하며 비교적 무난
한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손흥민은 시즌 초반 골맛을 보면서 주전으로 거듭나는가 싶었지만 팀의 전술적인 변화로 인해 교체 멤버로 밀리면서 제대로
된 기회를 갖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의 백업으로 사용하면서 선발 보다는 교체로 경기에 나서는 일이 많았다.

이 때문에 시즌 초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볼프스부르크(독일), 파리생제르망(프랑스),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명문 팀들이
손흥민에게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적설에 흔들리지 않고 기회를 엿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3월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손흥민 대신
빈센트 얀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 

토트넘(승점 71)은 선두 첼시(승점 75)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혔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6경기다. 손흥민은 남은 경기에서 단 1골만 추가하면 차범근의 기록
을 넘어서게 된다. 

다음 무대는 FA컵 4강전이다. 토트넘은 오는 23일 영국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리그에서 우승경쟁을 벌이고 있는 첼시와 잉글랜드 FA컵 4강전을 치른다. FA
컵 득점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6골)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정상궤도에 오른 손흥민은 팀의 역전 우승과 함께 한국 선수 최초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 득점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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