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선발 로테이션 생존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잔류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 1/3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실점 9탈삼진 역투했다. 

팀이 5대3으로 승리하며, 올 시즌 5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지난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승리 이후 무려 973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개막 한 달째가 되는 시점을 맞아 선발 로테이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까지 따냈다. 

선발 로테이션 잔류가 걸린 중요한 일전에서 류현진은 9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투구로 로버츠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이다. 팀 타선의 지원여부를 떠나 투구 내용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 6이닝 1실점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로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직구 대신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주무기로 투구 패턴의 변화를 주면서 2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좌완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를 예상보다 일찍 빅리그 콜업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유리아스에게 선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시 6인 선발 체제를 운영하며, 나머지 5명의 선발이 한 차례씩 선발 등판 한 이후 5인 로테이션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우완 브랜던 매카시, 좌완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 등 3명은 선발진에 남는다고 했을 때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류현진과 일본인
투수 마에다 켄타, 좌완 리치 힐이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이 이번 등판에서 부진했다면 최악의 경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에다는 올 시즌 4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8.05의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지난 4월29일 필라델피아전에서 7이닝 2실점하며, 달라진 모습
을 보였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뛸 수 있는 스윙맨 좌완 알렉스 우드도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서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줬다.

여기에 손가락 물집으로 두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리치 힐이 복귀하면 다저스의 선발진 구상은 더욱 복잡해진다. 

최근 투구내용만 놓고 본다면 누가 남아도 이상할 것이 없고, 누가 불펜으로 간다고 해도 고개를 갸우뚱할 일이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의 승리 소식은 로테이션 잔류와 직결되는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투구 내용 만 놓고 봐도 2경기 연속 안정적인 투구와 함께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가장 안정감 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4.64에서 4.05까지 떨어뜨리며, 3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매카시는 최근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마에다는 앞선 경기에서의 부진한 투구가 눈에 밟힌다. 우드는 불펜에서 활용 가치가 더욱 높다. 

류현진으로서는 선발 로테이션 재편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류현진이 계속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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