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대 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가 신작 ‘아토모스(Atomos)’를 들고 12년 만에 내한한다. 

오는 26일과 27일 LG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2005년 ‘제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통해 내한한 이후 처음이다. 

맥그리거는 과학과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예술세계를 개척해온 안무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92년 자신의 무용단을 창단한 후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지난 2013년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초연된 ‘아토모스’는 그리거의 혁신성과 예술성이 잘 드러나는 공연이다. 사물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atom)를 바탕으로 인간의 몸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맥그리거는 특히 ‘아토모스’에 혁신적인 제작 과정을 도입했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의 선두주자인 영국의 ‘스튜디오 XO(Studio XO)’와 협업, 무용수들의 몸에 센서를 부착했다.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는 컴퓨터를 옷에 부착하거나 신체에 부착시킨다는 의도에서 시작된 기술이다. 맥그리거는 이를 통해 움직임과 생체정보의 변화를 기록한 것이다. 

또 지난 1980년대의 SF 영화를 레퍼런스로 활용해 캐릭터의 움직임과 화면의 움직임을 원자와 같은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눠 분석해 보기도 했다. 

LG아트센터는 “맥그리거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몸이 가진 놀라운 능력, 즉 스스로 사고하고 반응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분석했다”며 “이를 각 원자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연결시켰다”고 소개했디. 

뿐만 아니라, 영상, 소리, 조명과 같은 공연의 모든 요소들을 세밀하게 원자화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간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인 셈이다. 

‘앰비언트 뮤직’의 대표적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어 윙드 빅토리 포 더 설런’이 만든 음악은 작품 전체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앰비언트 뮤직은 의식적인 음악 감상에 목적을 두지 않고 환경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청취하게 되는 음악을 가리킨다. 주변의, 둘러싼이라는 뜻처럼 공간감을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바람, 파도 등 자연의 소리를 넣기도 한다. 

루시 카터가 디자인한 조명은 무대 공간을 사각형 픽셀 형태로 분할하며, 공간감을 창출한다. 스튜디오 XO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수집한 무용수들의 생체 정보를 3D프린팅을 통해 시각화해 의상을 디자인했다. 

‘아토모스’는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3D 안경을 쓰고 공연을 관람하는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다. 공연 중반 무대 위에 대형 모니터 7대가 등장해 영상 작가 래비 디프레스가 만든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인 이미지의 3D 그래픽 영상을 상영한다. 관객들은 입장 전 제공받은 3D 안경을 쓰고 영상과 무대 위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함께 보게 된다. 

맥그리거는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로열 발레단의 상주안무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파리 오페라 발레, 볼쇼이 발레, 뉴욕 시티 발레, 네델란드 댄스 씨어터 등 등 세계 정상의 무용단들을 위해 작품을 만들어 왔다. 

또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레전드 오브 타잔’, ‘신비한 동물사전’의 움직임을 연출했다. 록 밴드 ‘라디오헤드’와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라더스’의 뮤직 비디오를 안무하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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