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의 장하나(25·BC카드)가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전격 복귀하면서 '절대 강자'의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다.

장하나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2010년 KLPGA 정회원 자격을 취득한 장하나는 2011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2014년까지 국내에서 활약했다. 2년 차인 2012년 데뷔 첫 승을 거뒀고, 2013년에는 3승과 함께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2014년에도 KLPGA 투어에서 2승을 추가한 뒤 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뛰어 들었다. 

무대는 바뀌었지만 장하나의 실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데뷔 첫 해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빠르게 적응했다.

지난해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거둔 뒤 'HSBC 위민스 챔피언스'과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까지 한 해 동안 3승을 쓸어 담았다.

이른바 공항 가방사건을 겪으면서 심적으로나 외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한 동안 투어 생활을 못할 정도였지만 시즌 막판 우승을 추가하며 골프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올해 첫 출전한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한 장하나는 '톱10'에 3차례 오르는 등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비롯해 일부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도 상금 순위 11위를 달리고 있다.

LPGA 투어에서도 정상급의 기량을 보여주며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인 장하나의 복귀는 모두를 놀라게 할 만한 일이지만 KLPGA 투어 입장에서는 흥행 요인을 얻은 셈이다.

장하나는 KLPGA 투어에서만 통산 8승을 거두고 있다. 미국 진출 첫 해인 2015년 이후 올해까지 총 10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 각각 2회씩을 차지했다. 

지난해 6월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로 출전했던 대회에서 50위에 그쳤던 것으로 제외하면 나머지 9개 대회에서는 '톱7'에 들었다. 

지난해 KLPGA 투어를 휩쓸었던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으로 떠난 뒤 올 시즌 KLPGA 투어는 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2승을 거둔 김해림(28·롯데)을 제외하고 매 대회 새로운 우승자를 배출하고 있다.

국내 복귀를 선언한 장하나는 지금의 춘추전국시대를 정리할 절대 강자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통산 8승 중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2개 보유한 그는 5개로 늘어나면서 아직 손에 넣지 못한 3개 대회 정상 등극을 목표로 했다.

장하나는 "메이저대회에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하고 싶다"며 "작은 부담과 설렘이 공존한다. 부담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새로운 장하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6월 제주도에서 연이어 열리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S-OIL 챔피언십' 출전이 예상된다.

특유의 화끈한 우승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많은 골프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