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주연 액션영화 ‘악녀’(감독 정병길)가 지난 5월30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악녀’는 어떤 한국영화도 시도한 적 없는 강렬한 액션 장면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와 후반부 마을버스 장면이 보여준 액션의 기술적 완성도는 국내 수준을 넘어서는 결과물이었다. 여기에 액션 히로인으로 변신한 김옥빈의 연기는 대체할 수 있는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생생한 것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유사한 액션 스타일이 반복된다는 점, 과거 유명 액션 영화들이 선보인 요소들이 떠오르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는 점에서 완전히 창의적이라고 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또 화려한 액션을 보완해줄 이야기 구조가 다소 헐거워 극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 액션, 절반의 성공 
 

정병길 감독은 전작인 ‘나는 액션배우다’(2008) ‘내가 살인범이다’(2012)에서 이미 액션 재능을 선보인 바 있다. ‘악녀’는 몸이 주는 쾌감을 향한 정 감독의 야망을 마음껏 드러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액션에 공을 들인 작품이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약 10분간 펼쳐지는 ‘1인칭 시점’ 액션은 국내 어떤 감독도 이처럼 본격적으로 다룬 적 없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관객의 눈을 잡아두기에 충분했다. 마치 FPS(First-person shooter) 게임을 보는 듯한 연출 방식은 액션의 역동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극 초반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뿐만 아니라, 총·칼·주먹 등 다양한 무기를 기존 액션영화들보다 더 노골적으로 잔인하게 활용해 쾌감을 준다. 후반부 펼쳐지는 마을버스 액션은 난도 높은 카체이싱은 물론 핸드 헬드·클로즈업·빠른 교차 편집 등 다양한 방식의 촬영 방식을 동원해 이전에 한국영화가 선보인 적 없는 그림들을 담아냈다.
 

박찬욱·일리야 나이슐러 감독 등이 앞서 보여준 바 있는 유명 액션신(scene)을 차용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해 이 작품이 과연 창의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기술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유사한 형태의 액션이 반복되는 점은 자칫 관객을 지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역시나 약한 서사
 

물론 액션이 많은 부분을 만회해주기는 하지만 서사 구조가 탄탄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숙희와 중상(신하균)의 관계, 숙희와 현수(성준)와의 관계 자체가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고 이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충분한 설득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측면이 있어 액션이 쌓아놓은 관객의 집중도를 다소 무너뜨린다. ‘악녀’는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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