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잠수함 투수 한현희(24)가 이번 시즌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한현희는 지난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2홈런) 2실점으로 호투해 넥센의 6대2 승리에 발판을 놨다.

한현희는 이날 호투로 시즌 5승째(2패)를 수확했다. 

‘거포 군단’으로 군림하고 있는 SK에 홈런 두 방을 헌납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루 위기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한현희는 이번 시즌 SK와의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앞서 두 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이 0.75에 불과했다. 이날까지 SK전 평균자책점은 1.50이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불펜 탓이 컸다. 

지난 4월 20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 동안 1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만을 내주고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당시 2대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던 한현희는 불펜이 흔들리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현희는 지난달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다시 만난 SK를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당시에도 팀이 5대2로 앞선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불펜이 무너지면서 경기가 6대6 무승부로 끝나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옆구리 투수를 상대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SK 타선은 한현희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SK는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언더핸드 투수 상대 팀 타율이 0.230으로 10개 구단 중에 가장 낮았다. 

이로 인한 자신감 덕분인지 한현희는 이날도 SK를 상대로 호투를 선보였다. 예리한 슬라이더와 최고 시속 147km에 이르는 직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요리했다.

4회말 선두타자 한동민에게 2구째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헌납한 중월 솔로포와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박정권에게 허용한 좌월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는 실점하지 않았다.

홈런을 제외하면 큰 위기도 만나지 않았던 한현희는 5회말 박승욱에게 안타를 맞은 후 조용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며, 흔들렸다. 한현희는 노수광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1사 만루의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한현희는 최정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 박승욱을 홈에서 아웃시켰다. 한현희는 한동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팀이 3대2로 앞선 7회 오주원에게 마운드를 넘긴 한현희는 구원 투수진이 모두 무실점 투구를 펼치고 타선이 3점을 더 올리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한현희는 “SK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에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좌타자보다 우타자가 많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그는 “오늘 평소보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랬는지 몸이 움츠러 들었다. 그래도 3회까지 던지고 싶은대로 공이 잘 들어갔는데 이후부터는 왠지 모르게 힘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닝 중간에 이날 포수 마스크를 쓴 박동원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한현희는 “그러면서 상태를 체크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현희는 “팀이 연패 중이라 부담이 없지 않았다. 타자들이 큰 도움을 줘 이길 수 있었다”며 “타자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장정석(44) 넥센 감독은 “선발 한현희부터 이어 나온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잘 묶어줬다”며 “지난 경기 아쉬움 때문에 이번 경기서 더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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