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SK 와이번스는 역대급 ‘거포 군단’이다. 

지난 7일까지 57경기를 치른 SK는 팀 100홈런을 넘어섰다. 101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SK와 팀 홈런 2위 두산 베어스(61개)의 격차는 무려 40개다. 

경기당 1.82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SK는 지난 7일 문학 넥센전에서 57경기 만에 팀 100홈런을 돌파했다.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팀 100홈런 달성이다. 지난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49경기 만에 100홈런을 기록한 것이 역대 최소경기 기록이다. 종전 2위는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한 58경기였다.

홈런 18개로 한동민과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최정은 전날까지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덕분에 홈런 공장 ‘공장장’으로 불린다.

지난해 SK는 ‘최정 와이번스’라 불릴 정도로 공격에서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올해 ‘홈런 공장 공장장’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공격에서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는 않다. 올 시즌 SK 타선은 한동민을 비롯해 김동엽, 제이미 로맥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즐비한 ‘지뢰밭’이다.

최정이 직접 느끼는 차이는 뭘까. 

최정은 “ ‘최정 와이번스’라고 할 때에도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다만, 못 할 때 잘해야된다는 부담감은 안고 있었다”며 “올해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많으니 찬스가 되면 넘길 것 같다는 기대감부터 든다. 지고 있어도 한 방 쳐서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최정은 지난 2015년과 지난해 종종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이 0.313(16타수 5안타)으로 3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타율(0.304)보다 높다.

최정은 “4번 타자로 출전한다고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선수들이 모두 한 방이 있다보니 타순에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된다”며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부담감도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 같이 잘 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최정은 “다른 선수들이 치니 나도 홈런을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선수들이 몸 관리를 잘한다. 그것을 보면서 나도 몸 관리를 더 잘하고 체력을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홈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동민과 원정 때 같은 방을 쓰는 최정은 “경기 중에 서로 우스갯소리로 ‘홈런 하나 치라’고 한다. 지고 있으면 서로 ‘빨리 홈런 하나 쳐서 역전시키라’는 대화를 하곤 한다”며 웃어보였다.

홈런 선두 경쟁 중이지만 최정은 그다지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0개의 홈런을 쳐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와 나란히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은 “기록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최정은 “전반기에 잘 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후반기가 되서 지난해처럼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욕심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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