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철 기자 /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최용배, 이하 BIFAN)가 故 홍기선 감독의 특별전 ‘현실을 넘어선 영화 : 홍기선(HONG Ki-seon : The Cinema Beyond Suppression)’을 개최한다.
 

지난해 12월 ‘일급기밀’의 촬영을 마치고 3일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홍기선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사를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선두에 등장하는 감독이다.

그는 지난 1980년대 서울대 영화제작 서클 얄라셩과 서울 영화집단 그리고 사회운동을 실천하고자 했던 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활동하며, 독립영화사의 전설적인 시작을 열었고 상업영화계로 들어선 이후에도 언제나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장르적 문법의 영화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2017 BIFAN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영화사와 독립영화사에 잊을 수 없는 업적을 남긴 故 홍기선 감독의 자취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별전에서는 지난 80년대 독립영화의 상징적인 작품 ‘파랑새’(1986)를 비롯해 7편의 장단편이 상영된다.
 

지난 90년대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노예선을 탈출하는 선원들의 참혹한 현실을 다룬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1992), 45년을 감옥에서 보낸 비전향 최장기수 김선명의 실화를 다룬 ‘선택’(2003)과 함께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태원 살인사건’(2009), 그리고 미완의 유작이 된 ‘일급기밀’이 그의 유지를 받든 동료 영화인들에 의해 완성되어 영화제 기간 중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일급기밀’은 故 홍기선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마지막 작품이며, 실제 방산산업 비리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화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 주최로 기획해 지난 80년대 한국 독립영화사의 전설적인 작품인 ‘수리세’(1984)와 ‘파랑새’를 8mm 원본 필름을 2K 디지털 리마스터링 해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8mm 독립영화를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것은 최초의 사례이며, 무엇보다 ‘파랑새’ 원본 8mm 필름은 홍기선 감독이 살아생전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했던 것으로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BIFAN은 지난 1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2017년 상영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한여름의 영화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