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간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지난 2015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가 무응찰의 아픔을 겪은 황재균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다시 미국 문을 두들겼다. 국내 구단들의 거액 제안을 모두 뿌리치고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황재균은 시즌 개막 이후 3개월 동안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메이저리그 입성의 길이 보이지 않은 황재균은 결국 지난 6월27일 계약 조항에 포함된 ‘옵트아웃’ 조항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을 붙잡기 위해 하루 뒤인 6월28일 빅리그로 콜업시키겠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기회를 잡은 황재균은 지난 6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데뷔 첫 안타를 결승 솔로포로 장식하며,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 무응찰 아픔 딛고 FA 거액 제안도 거절

황재균은 지난 2015 시즌을 마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에게 입찰액을 써낸 구단은 없었다. 황재균은 주변의 비웃음을 샀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비교해 황재균이 국내 무대에서 남긴 눈에 띄는 기록은 없었다. 이들과 비교해 장타력뿐만 아니라, 타격의 정교함, 수비에서 모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황재균은 또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그의 원 소속구단인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국내 구단들이 거액을 제시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훈련하던 황재균은 FA 협상에 진척이 없자 메이저리그 2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쇼케이스’까지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와 힘겹게 계약을 맺었지만, 스플릿 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려면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했지만 황재균은 이를 받아들였다.

▲험난한 경쟁,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기회

초청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황재균은 연일 맹활약을 선보였다. 시범경기 27경기에 출전한 황재균은 타율 0.333(48타수 16안타) 5홈런 15타점 7득점으로 활약했다. 팀 동료와 코치들이 뽑는 스프링캠프 최고 신인인 ‘바니 뉴전트 어워드’도 황재균의 차지였다. 하지만 25인 개막 엔트리에 황재균의 이름은 없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 소속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황재균은 트리플A에서 3개월 동안 68경기에 출전, 타율 0.287(254타수 73안타) 7홈런 44타점 33득점에 출루율 0.333, 장타율 0.47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주전 3루수 에두아르두 누네스의 부상에도 황재균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6월25일 트리플A에서 뛰던 유망주 내야수 라이더 존스를 빅리그로 불러올리고 또 다른 3루수 요원 코너 길라스피를 부상자명단(DL)에서 해제했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것이다.

황재균은 결국 이틀 뒤인 지난 6월27일 계약 당시 포함한 ‘옵트아웃’ 조항을 행사할 뜻을 드러냈다. 7월 2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지 못하면 FA 자격을 얻는 것이 ‘옵트아웃’ 조항이다. 황재균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셈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기회가 찾아왔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6월28일 황재균을 메이저리그로 승격하겠다고 선언했다. ‘배수의 진’을 친 황재균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창단 135년째를 맞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서 빅리그 데뷔전에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은 황재균이 17번째다. 빅리그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은 지난 2014년 애덤 듀발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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