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내야 해 / 늦어지기 전에 / 아무도 없을 때/ 방지턱을 넘어 느려지더라도 / 다시 달려야 해”(‘내비게이션’ 중)
 

일상에서 길치라며 내비게이션을 애용한다는 밴드 ‘씨엔블루’ 보컬 겸 솔로가수 정용화(28) 인생에서는 일찌감치 크게 보고 걸어왔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살이 된다는 그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었다. 
 

지난 19일 오전 성수동에서 열린 미니 1집 ‘두 디스터브(DO DISTURB)’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정용화는 “서른이 되기 전에 최대한 더 많이 활동을 해 제 자신이 얼마큼 발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스무살이던 지난 2009년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데뷔해 2010년 씨엔블루 데뷔곡 ‘외톨이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멋진 30대를 위해서 20대를 열심히 내고 있다”며 “30대 때 이루고 싶은 목표를 위해 8년을 지내왔다”고 했다. 
 

‘21세 때부터 20대를 포기하고 30대를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이번 앨범 수록곡인 ‘내비게이션’에 그런 부분을 담으려고 했죠. 정용화는 그래도 음악을 직접 만들고 열심히 사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30대 때는 더 대박이 날 것 같아요.”
 

현재 바쁜 일정에 좇기다 보면 음악을 급하게 만들어야 할 때가 있어 아쉽기 때문이다. 
 

“지금은 연속해서 3일 이상 쉬어 본적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30대 때는 여행을 반년 씩 다니면서 그 때 생각난 것으로 여유 있게 앨범을 만들고 투어를 하는 거죠.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제가 그 때도 잘 될 보장도 없고. 지금 열심히 할 뿐이죠.”
 

이번 앨범 역시 한결 편안해졌다. 타이틀은 투어 중 호텔 방문 앞에 걸려있던 ‘두 낫 디스터브’(DO NOT DISTURB·방해하지 마시오)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고자 하는 바람이다.
 

특히 래퍼 로꼬가 피처링한 타이틀곡 ‘여자여자해’부터 정용화의 여유로워진 태도가 묻어난다. 정용화가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댄스 팝 장르의 곡이다. 정용화가 처음으로 노래를 부를 때 악기를 잠시 내려 두고 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포인트 안무요? 그런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하하. 안무가 선생님께 살랑살랑 춤을 춰도 멋있을 만한 것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노래와 함께 하려고 하다 보니까 안무가 참 힘들덜고요. 우선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무대에 오르자는 마음이에요.”
 

정용화는 무대 외 방송에서도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개그맨 강호동, 배우 김희선과 함께 출연 중인 tvN 예능 프로그램 ‘섬총사’에서 순박하지만 장난 끼 많은 섬총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호동, 김희선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베짱이형제’ ‘청정남매’로 불린다. ‘여자여자해’ 뮤직비디오에서도 능청스럽게 끼를 뽐냈다. 
 

“막 데뷔했을 때는 무엇을 하든 ‘핫’했어요. 근데 그 핫함이 조금이라도 사라졌다고 느꼈을 때 ‘제가 망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들었죠. 오히려 그랬을 때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올라가는 것이 목표에요. 쌓은 것이 사라지더라도 ‘잘 버텨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왔죠. 제 자신을 채찍질을 하고 있어요.”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