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봤던 박태환(28·인천시청)이 부활을 알렸다. 

박태환은 24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8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은 전체 8명 중 4위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분명 지난 2016년의 악몽과 작별을 고할만한 성과였다.
 

지난해 8월 생애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출격한 박태환은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09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또 한 번의 시련이었다. 
 

자신에게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자유형 400m의 실패는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45초63로 50명 중 10위에 그쳤다. 
 

금지 약물 사용으로 인한 FINA의 징계와 대한체육회의 반대 등 기량 외적인 부분에서 잡음을 내며 오롯이 훈련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이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다.
 

올림픽이 끝난 뒤 ‘더 이상 과거의 박태환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정상을 호령했던 이가 예선 문턱도 넘지 못하니 그럴 만도 했다.
 

어느덧 20대 중반을 훌쩍 넘긴 그의 나이도 이런 시선을 거들었다. 
 

박태환은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뛰었다. 
 

지난 10월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400m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에 해당하는 3분43초68을 기록한 박태환은 한 달 뒤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지난 12월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열린 제13회 FINA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도 3분34초59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인의 길이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50m보다 절반이 짧은데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대거 빠진 대회였지만 어쨌든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박태환은 일찌감치 이번 세계선수권을 준비했다. 올해 초부터 호주에서 몸을 만들던 그는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2017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 자유형 400m 시즌 4위에 해당하는 3분44초38로 성공적인 재기를 예고했다. 
 

이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최종 담금질을 실시한 박태환은 부다페스트에서 경쟁력 입증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쑨양(중국)과 ‘리우 챔피언’인 맥호튼(호주)의 벽을 넘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건재를 과시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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