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탁구장은 오전부터 선수들의 기합 소리로 가득찼다. 훈련장 한 쪽에서는 새롭게 합류한 중국 출신 중진융(59) 코치가 쉴 새 없이 공을 쳐줬다. 선수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날아오는 공에 연신 굵은 땀을 쏟아냈다. 박스에 가득 담겼던 공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중진융 코치는 대한탁구협회가 여자 탁구의 재건을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인물이다.대한탁구협회는 여자 탁구가 최근 두 번의 세계선수권 16강 탈락과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강행 실패로 최악의 시련을 겪자 세계 최강인 중국탁구협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수십 년 가까이 끈끈한 한국과 관계를 맺어온 중국탁구협회는 중국 대표팀 지도 경력만 20년에 이르는 중진융 코치를 한국으로 파견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8월 자카르타아시안게임까지다.
 

중진융 코치가 본격적으로 태릉선수촌에 합류한 것은 지난 2일이다. 중국어가 가능한 안재형 감독과 함께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중진융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에 대해 비교적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방인 신임 코치로서 예의상 후한 점수를 줄 수도 있었지만 중진융 코치는 엄격한 잣대로 선수들을 바라봤다. 
 

훈련 후 만난 중진융 코치는 “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파워, 회전”이라며 “현재 한국 선수 중 이 분야에서 뛰어난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표팀 합류에 앞서 2017 실업탁구챔피언전을 지켜보기도 했던 중진융 코치는 “한국에 오기 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아시다시피 현재 한국 여자 탁구는 어려운 시기”라며 “수준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대표와 대표가 아닌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진융 코치는 한국 여자 탁구의 부활을 위해서는 2명의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자 대표팀에서는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서효원(렛츠런파크) 등이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세 선수 모두 확실한 1승 카드로 분류하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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