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선배가 불을, 이병헌 선배가 얼음을 쏘는 그런 현장이었죠”

배우 박해일은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을 촬영할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남한산성’은 지난 1636년 인조 14년 청나라의 침략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왕과 신하들이 조선의 미래를 논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김윤석이 맞서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을, 이병헌은 굴욕을 견디고 살아서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을 연기했다. 박해일은 두 사람의 논쟁 속에서 나라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 왕 ‘인조’를 연기했다.

박해일은 “두 인물의 신념이 팽팽하게 맞서는 매우 긴장된 장면을 연기하는 두 선배를 보면서 혹여나 폐를 끼치지 않을가 오히려 내가 더 긴장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이병헌·김윤석·박해일뿐만 아니라,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고수가 근왕병을 끌어모으기 위해 왕의 격서를 전달하는 중책을 맡은 대장장이 ‘서날쇠’를, 박희순은 묵묵히 남한산성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을 맡았다. 조우진은 조선 천민 출신의 설움을 청의 역관이 돼 풀어내는 ‘정명수’를 책임졌다.

조우진은 “어벤져스 아닌가. 이 배우들이 모두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작품에 함게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며 “제가 예전부터 워낙에 좋아했던 배우들인데 역시나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는 다음달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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