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면이 음악에 기반해 있습니다. 음악 중심으로 모든 액션이 움직이는 거죠. 한 마디로 말해 이번 작품은 음악에 의해 움직이는 자동차 액션 영화입니다”

에드가 라이트(43) 감독은 지난 25일 국내 언론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베이비 드라이버는 음악을 먼저 선곡하고 노래에 맞춰 대본을 쓰고 액션 장면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라이트 감독 말대로 음악이 영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오죽하면 주인공 ‘베이비’(안셀 에고트)는 음악 없이 차를 몰지 못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최고의 탈주 드라이버 베이비가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음악과 짜릿한 자동차 액션으로 버무린다.

라이트 감독은 음악 선정 기준에 대해 “템포가 빨라 액션신에 적당한 음악들을 썼고 영화의 맥락을 이해하게 해주는 가사가 들어가는 음악, 어떤 장면에서는 맥락과 완전히 반대되는 음악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어쨌든 모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들”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벨바텀’(Bellbottoms)로 시작해 데인저 마우스 의 ‘체이스 미’(Chase me)까지 모두 서른 곡을 플레이하며 진행된다. 

라이트 감독은 영화에서 음악을 잘 다루기로 정평이 난 타란티노·샘 멘데스·조너선 드미 감독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전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 6월 북미 등에서 개봉해 1억7500만달러(제작비 34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흥행뿐만 아니라, 완성도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라이트 감독은 상대적으로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진 감독은 아니지만 ‘뜨거운 녀석들’(2007)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등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에서 라이트 감독이 공을 들인 건 음악과 어우러진 자동차 액션이다. 그는 현실감 넘치는 연출을 위해 CG를 최대한 자제하고 자동차 150대를 투입해 미국 애틀랜타 실제 도로에서 촬영했다. 라이트 감독은 “애틀랜타는 역사가 깊은 도로이고 음악과 자동차의 도시이기도 하다. 또 가끔은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액션과 함께 애틀랜타의 모습도 잘 담고 싶었다. 애틀랜타에 사는 분들이 이 도시를 잘 포착해준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듣고 굉장히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주인공 베이비를 연기한 배우 안셀 에고트도 함께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자동차 액션 연기는 물론 거리를 온몸으로 누비며, 뛰어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에고트는 라이트 감독의 요구에 따라 베이비처럼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 한 달 동안 자동차 스턴트맨들에게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촬영 중에 제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정확하게 손을 움직이고 페달을 밟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영화의 현실감을 더 높이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에고트는 그러면서 “마치 ‘베이비 드라이버’ 여름 캠프에 들어간 것처럼 연습했다. 즐겁기도 했지만 어렵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베이비라는 이름은 일종의 작전명이다. 라이트 감독은 이 독특한 이름에 대해 “베이비뿐만 아니라, ‘달링’ ‘버디’ 등의 이름이 나오는데 모두 애정이 담긴 이름들이다. 범죄자들이 이런 이름을 쓰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영화는 다음달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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