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팬들이 제대로 뿔났다. 사상 첫 본선행 티켓을 눈앞에서 날리자 삼벨 바바얀 감독을 향한 욕설이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5일 자정(한국시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오는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한국전을 이겨야만 직행 티켓을 바라볼 수 있었던 우즈베키스탄은 시리아가 이란과 비기는 바람에 조 4위로 밀려 플레이오프 티켓마저 놓쳤다.
 

우즈베키스탄은 총공세가 필요했던 경기 막판 오히려 공세에 시달렸다. 마음이 급한 탓인지 어이없게 공을 빼앗겼다. 
 

승리의 기미가 안보이자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우즈베키스탄 팬들이 돌변했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목에 메고 있던 머플러를 풀어 그라운드를 향해 던졌다. 마치 ‘이제부터는 너희들을 응원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신호로 보였다. 
 

하나 둘씩 던져진 머플러는 순식간에 수백개로 늘어났다.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면서 바바얀 감독을 향해 원색적인 구호를 외쳤다. 
 

누군가 우즈베키스탄어로 “바바얀 꺼져라”를 선창하자 여기저기서 따라 외쳤다. 
 

역적으로 몰린 바바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나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우즈베키스탄 취재진이 소리를 치며, 불만을 표현했지만 바바얀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바바얀 감독은 본선행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경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선수들과 감독에게 비난을 퍼붓던 우즈베키스탄 팬들이지만 한국 선수들에게는 무척 관대했다. 
 

이들은 한국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자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쏟아냈다.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성원에 박수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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