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씨을 사진을 붙여놓고 조진웅씨를 생각하면서 썼어요”

영화 ‘대장 김창수’의 이원태 감독은 “평소 조진웅이라는 배우를 워낙 좋아했다. 물러서지 않고 직진할 수 있는 우직함이 김창수와 비슷했다. 동시에 섬세함과 따뜻한 카리스마도 가지고 있는 배우다. (내가 생각했던 김창수와) 외모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대장 김창수’는 지난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감옥소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 감독은 “제작사 대표에게 전화해서 김창수 역할에 조진웅씨를 생각하고 있다고 처음 말했다. 그때 대표가 지금 조진웅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그만큼 조진웅과 김창수라는 캐릭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그만큼 조진웅 또한, 이 작품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조진웅은 “영화 ‘명량’ 당시 최민식 선배님이 이순신 장군의 발끝을 1초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그랬다. 그 말이 이해가 되더라. 나도 짧은 순간이라도 그분을 만나고 싶었다. 상상하는 것조차 죄스러웠다. 그 모든 걸 담아내기 위해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재현을 했을 뿐이다. 가슴 아픈 현실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기 위해 했는데 1/1000만도 감당이 안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역사 소재로 영화이니까 제일 중요한 게 그 시대에 관한 공부였다. 역사를 소재로 해서 영화를 만들면 재구성할 수밖에 없는데 지식 없이 재구성한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의무감에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 답사도 여러 번 했고 관련 책도 읽었다. 그 결과 감옥은 인간 절망의 끝이다 싶었다. 영화에 그걸 녹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에 조진웅만 있는 건 아니다. 송승헌이 감옥소장 ‘강형식’을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고 정만식·정진영·유승목 등이 힘을 보탰다.

조진웅은 “작업할 때 행복하고 즐거웠다. 나 스스로 ‘왜 이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과 공유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한 분이 보더라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영화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송승헌은 이어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진정성이었다”며 “현실을 토대로 한 작품이 큰 울림을 주지 않나. 나 역시 이분들이 있기에 행복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있음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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