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조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전기전자(IT) 업종의 주가가 하반기 실적 기대감에 날개를 날았다. 

증권사마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으며 장및빗 전망을 내놓고 있고 그동안 정체 상태였던 LG전자도 가전 전장 부문에 대한 기대감에 4년만에 주가 9만원를 탈환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3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업종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지수도 강세다. 
 

지난 15일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2386.07로 장을 마감하며,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코스피에서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한달 새 10.6% 올랐다. 의약품(12.0%)에 이어 상승률이 두번째로 높았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급 증가가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실적 강세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20% 오른 252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SDI(2.14%)도 3거래일 연속 오름세였다.
 

SK하이닉스(0.52%)는 6거래일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장중 한때 7만7500원을 찍으며, 또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LG전자(1.82%)도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4거래일 연속 오름세였던 LG디스플레이는 전일과 같은 3만3800원에 장을 마치며 일단은 상승세를 멈췄다.
 

이같은 줄상승은 최근 시장에서 하반기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전기전자 업종의 3·4분기 실적 예상치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주 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300만원→330만원), 키움증권(290만원→310만원), 흥국증권(280만원→294만원), 유진투자증권(300만원→315만원)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분기 최고치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흥국증권은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보며, 3분기 매출액은 61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14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매출액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야심작인 갤럭시노트8도 순풍을 타고 있다. 갤럭시노트8은 총 85만대가 사전예약 판매되면서 애초 목표치인 70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과 총수의 유고상태 등으로 삼성전자를 둘러싼 변수들은 여전히 미해결된 상태”라며 “그러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은 대체 불가의 포지셔닝을 가능케 했다”고 짚었다.
 

연일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전망도 장밋빛이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4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9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도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전분기 대비 2% 증가한 3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7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아울러 내년 1분기 실적 추정치도 올렸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D램(DRAM)과 낸드(NAND)의 수급 상황을 감안해서 올해 4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를 상향한다”며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의 예상보다 출하 시기가 11월로 늦어진 아이폰X의 판매 물량이 내년 1분기에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아이폰X에 들어가는 3D랜드를 공급한다.
 

15일 장중 9만1500원까지 오르며 4년여 만에 9만원을 넘어선 LG전자의 경우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가 휴대폰 사업의 적자폭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전장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3분기 LG전자의 주가가 상승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하반기 실적 둔화와 스마트폰 실적 부진보다는 가전·전장 부품 경쟁력 강화 요인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LG전자를 가전·전장부품 본업가치로 바라볼 경우 여전히 저평가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승세가 내년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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