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파들의 운명은 극명히 엇갈렸다. 이 중 다소 우울한 한 해를 보낸 선수들이 있다. 바로 빅리그 꿈을 이루기는 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황재균(30), 팀 내 입지가 불안한 김현수(29 필라델피아 필리스), 올해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박병호(31 미네소타 트윈스)다. 

이들 중 이미 황재균은 국내 복귀를 선언한 상태다. 황재균은 “미국 진출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더 이상 미련은 없다”며 국내로 돌아올 뜻을 밝혔다. 지난 2015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계약을 맺은 김현수의 경우 계약기간이 만료돼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올해 겨울 FA 시장은 굵직한 선수들이 많지 않아 비교적 잠잠하리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황재균의 국내 복귀 선언과 김현수의 복귀 가능성 탓에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황재균, 김현수 정도라면 4년간 100억원에 가까운 몸값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 가장 먼저 유턴 결심한 황재균
 

지난 2016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황재균은 치솟는 몸값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프릿계약을 체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위해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재균은 시범경기 27경기에서 타율 0.333(48타수 16안타) 5홈런 15타점 7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스프링캠프 최고 신인에게 주는 바니 뉴전트 어워드까지 수상했지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리플A에 머물던 황재균은 계약 당시 ‘7월2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지 못하면 FA 자격을 얻는다’는 옵트아웃 조항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서야 빅리그 승격 기회를 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2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황재균은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그에게 기회는 많이 줘지지 않았고 제 기량도 마음껏 펼쳐 보이지 못했다. 빅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에 그친 황재균은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다. 황재균은 9월 확장 엔트리 때에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일 그를 양도선수지명 처리하고 웨이버 공시했다. 트리플A 시즌이 끝난 직후 황재균은 국내 복귀를 선언했고 지난 11일 귀국했다. 

 

◆ 입지 불안한 김현수도 ‘저울질’
 

김현수는 지난 2015시즌을 마친 뒤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떠났다. 계약 조항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함한 김현수는 2016시즌을 구단의 마이너리그 권유를 거절했다가 2016년 개막전에서 야유를 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해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던 김현수는 지독한 플래툰 속에서도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볼넷 36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주전 좌익수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김현수는 올해 볼티모어 내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볼티모어가 102경기를 치르는 동안 56경기 출전에 그친 김현수는 타율 0.232(15타수 29안타) 1홈런 10타점 11득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김현수는 지난 7월29일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8월 말부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필라델피아 이적 후에도 눈에 띄는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이적 이후 33경기에서 타율 0.247(81타수 20안타) 4타점 10볼넷 9득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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