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6년 만에 성사된 남북대결에서 웃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20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8 세계선수권 아시아여자예선 B조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대17 25대23 25대19)으로 이겼다. 
 

내년 세계선수권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첫 경기를 잡아내면서 산뜻한 출발을 했다. 아직 세터와 공격수 사이의 호흡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북한전 7승2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1972년 뮌헨올림픽 패배 이후 7연승이다. 
 

1세트는 비교적 쉽게 풀렸다. 한국은 1세트 초반 김수지(IBK기업은행)의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북한의 리시브 불안은 공격 난조로 이어졌다. 북한이 자랑하는 4.25팀 소속 '주포' 정진심의 스파이크는 연거푸 라인을 벗어났다. 1세트는 한국의 25대17 승리. 
 

한국의 기세는 2세트 들어 한 풀 꺾였다. 세터 조송화(흥국생명)의 들쭉날쭉한 토스에 공격수들이 리듬을 잃었다. 김연경(상하이) 역시 타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날렸다. 
 

10대11로 끌려가던 한국은 김연경의 3연속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북한은 쳐내기 공격으로 점수를 쌓았다. 조금씩 따라붙은 북한은 22대22에서 의도적인 쳐내기로 다시 치고 나갔다. 
 

한국을 위기에서 구출한 선수는 박정아(한국도로공사)였다. 박정아는 22대23에서 강력한 대각선 공격에 이은 쳐내기로 승부를 뒤집었다. 24대23에서는 김수지(IBK기업은행)가 블로킹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홍 감독은 3세트 들어 주전 세터를 이고은(IBK기업은행)으로 교체했다. 6대9로 끌려가자 김희진(IBK기업은행) 대신 하혜진(한국도로공사)을 코트에 넣었다. 
 

정진심을 막지 못해 7대12로 밀리던 한국은 김수지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13대14로 추격했다. 서브 에이스가 다시 연속 실점을 했지만 상대 범실을 틈타 재차 균형을 맞췄다. 
 

막판에는 완전한 한국의 흐름이었다. 한국은 북한을 19점에 멈춰 세운 뒤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으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하루 휴식 후 이란과 2차전을 갖는다. 한국, 북한, 이란, 태국, 베트남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는 상위 2개팀이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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