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골든 서클’(감독 매슈 본)은 일종의 팬서비스 영화다. 전작 ‘킹스맨:시크릿 에이 전트’에서 콜린 퍼스가 연기했던 ‘해리’가 명백한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부활한 건 상징적이다.

다소 억지스럽고 싱겁지만 해리를 어떻게든 복귀시키기 위해 특정 설정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점 그 유명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액션 시퀀스를 굳이 재연한 점은(매너가 아무리 ‘킹스맨’에 중요한 키워드라고 해도) 그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것들이다. 말하자면 ‘시네마 애프터 서비스’랄까.

‘킥애스:영웅의 탄생’(2010) ‘엑스맨:퍼스트 클래스’(2011)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2015)에서 매슈 본 감독에게는 어떤 제약도 없어 보였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걸 대중이 좋아하게 만들겠다는 자신감이 무기였다.

그의 작품들에서 어디하나 관습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었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골든 서클’은 즐길거리가 많은 오락영화이지만 매슈 본답지 않은 영화다. 그가 ‘킹스맨’ 세 번째 영화에서 우리가 알던 연출가로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더 흥미로운 일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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