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kt 위즈의 ‘고춧가루’가 5강 싸움을 뒤흔들더니 ‘킹 메이커’ 역할까지 하게 됐다.

kt는 지난 27일까지 140경기에서 49승 91패, 승률 0.350을 기록해 이미 최하위가 확정됐다. 하지만 9월 이후에는 11승 9패로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9월 이후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kt의 승리는 5강 판도를 뒤흔들었다.
 

9월이 시작될 때 5강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팀은 넥센 히어로즈였다. 넥센은 6위 SK 와이번스에 2.5경기 차로 앞서 있었다. LG가 SK에 반 경기 차로 뒤진 7위였다.
 

그러나 이날 현재 넥센은 5강 탈락이 확정됐다. LG는 5강 탈락 트래직 넘버 ‘1’이다. 1패를 더하거나 SK가 1승만 더해도 5강이 좌절된다. 
 

넥센은 지난 5, 6일 kt와의 2연전에서 내리 패배하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넥센은 7, 8일 LG와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LG에 따라잡혔고 이어진 SK와 2연전을 모두 져 7위로 밀려났다.
 

kt는 12일에도 넥센을 3대2로 꺾으며, 고춧가루를 뿌렸고 넥센은 14~15일 대전 한화전을 내리 지면서 5강 싸움에서 밀려났다.
 

이후 kt에 발목을 잡힌 것이 LG였다. 지난 13일까지 5위 SK와 6위 LG의 경기 차는 반 경기에 불과했다. 잔여경기가 더 많은 LG가 SK보다 유리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 분수령이 된 것이 kt였다. kt는 지난 14~15일 LG와의 2연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LG는 19일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난 kt에 7대15로 졌고 유리할 것으로 보였던 5강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5강 판도를 한껏 뒤흔든 kt의 고춧가루는 이제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까지 틀어쥐었다.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하던 KIA 타이거즈는 시즌 막판 투타 엇박자 속에 주춤하면서 매서운 상승세를 자랑한 두산 베어스에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지난 24일 두산과 KIA는 선두 자리를 나눠가졌다.
 

KIA가 지난 26일 광주 LG전에서 6대0 완승을 거두며, 한 발 앞서간 가운데 27일 kt가 두산에 맵디 매운 고춧가루를 뿌렸다.
 

kt는 공동 선두 등극을 노리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운 두산을 3대2로 물리쳤다. 1회부터 니퍼트를 두들겨 3점을 뽑은 kt는 추격을 허용했지만 1점차를 지켜내 승리를 일궜다.
 

같은 날 경기가 없던 KIA로서는 반가운 승리였다. 139경기에서 83승 55패 1무를 기록한 KIA와 82승 56패 3무가 된 두산의 격차는 1경기로 벌어졌다.
 

두산이 3경기, KIA가 5경기를 남긴 상황이라 1경기 차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두산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KIA는 5경기 중 4번을 이겨야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두산이 2승 1패를 기록할 경우 KIA가 3승을 거둬야 우승할 수 있고 2승 3패를 하면 2위로 내려앉는다.
 

두산은 29일 잠실 LG전, 오는 10월 1일 대전 한화전, 10월 3일 잠실 SK전을 남기고 있다. KIA는 남은 5경기 중 3경기가 kt전이다. 28~29일 한화와 2연전을 치르고 다음달 1~3일 kt와 3연전에 나선다.
 

kt가 정규리그 우승의 명운을 쥐고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다음달 1~3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펼쳐지는 KIA와 kt의 3연전에서 우승팀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KIA로서는 kt의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가 어깨 염증 증세로 시즌을 접은 것이 반갑지만 야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28~29일 KIA와 2연전을, 다음달 1일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는 한화 이글스도 정규리그 우승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화는 24일 KIA를 5대0으로 완파하면서 KIA가 두산과 공동 선두가 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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