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개봉하는 범죄 영화 ‘꾼’(감독 장창원)에서 같이 연기한 현빈은 나나를 향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기대되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현빈의 팔이 너무 안으로 굽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버려도 된다. 실제 이 영화에서 나나(본명 임진아)는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펼쳤다. 



나나는 ‘꾼’에서’춘자’로 나와 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등 대선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과시한다. 특히 ‘미녀 사기꾼’으로 변신한 나나는 섹시함과 청순함을 오가며, 팔색조 면모를 드러낸다.  

가수(그룹 ‘애프터스쿨’, 유닛 ‘오렌지 캬라멜’)였는지 깜빡 잊을 정도로 배우의 끼를 부리는 나나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매 순간 항상 아쉬워요. 제가 모니터를 했을 때 어느 부분에서 떨고 있는지, 부족한지 너무나 잘 보여요”

현빈의 극찬에 대해 “아직 많이 부족하죠”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제가 준비한 것을 다 쏟아내기 위해 집중했어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배님들,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죠. 그러고 보니 노력하는 모습은 있었네요. 호호”

영화에서 그는 춘자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미인계가 무기인 춘자를 위해 꼭 필요했던 나나의 ‘세계 제2위 미모(1위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 때문만이 아니다. 완벽할 정도로 춘자를 표현해냈다. 

나나는 어떻게 춘자의 옷으로 갈아입었을까.

“춘자는 어디에서나 당당하고 늘 자신감 넘쳐요. 특히 미모를 이용해서 시선을 끄는 인물이죠.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표정, 행동, 제스처를 많이 해봤죠. 대사는 술술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외웠고요. 그런 다음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상하면서 연습했어요”

이 영화로 ‘연기꾼’으로 거듭난 나나가 가장 긴장했던 신은 무엇일까. ‘만취 신’이었다. 악당 ‘장두칠’(허성태)의 오른팔 ‘곽승건’(박성웅)을 유혹하기 위해 함께 술을 마시다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영화에서 춘자 연기의 ‘백미’로 꼽히는데 역시 노력의 결과였다.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정말 만취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고 연습도 꾸준히 했답니다. 촬영장에서 준비해온 것들을 보여드리니 감독님과 박성웅 선배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 분위기도 편안해 생각보다 수월하고 즐겁게 촬영이 마무리가 됐죠”

클로즈업된 노출 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나나는 “전혀요. 불편하지도 않았고 어렵다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춘자는 어떤 행동을 하든 자신감 있게, 과감하게 하죠. 저는 춘자의 옷을 입었잖아요. 그러니 어떻게 하면 춘자처럼 보일 수 있을지만 생각하며, 찍었죠”

나나는 “원래 연기 욕심이 있었다”고 말한다.

“다른 멤버들보다 연기를 많이 늦게 시작했지만 연기 수업은 이전부터 계속 들었죠. 지난해 tvN 드라마 ‘굿와이프’를 만났어요. 아마 제 열정을 보시고 선택해주신 것 같아요. 사실 그때 저는 철저히, 완벽하게 준비돼 있지는 못 했지만 열심히 노력했죠” 

꿈에도 그리던 연기 데뷔,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여세를 몰아 연기파 배우들이 즐비한 이 영화에 홍일점으로 입성했다.

가수 활동과 연기,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다. 나나는 그중 더 어려운 것으로 나나는 ‘연기’를 꼽았다. 

“애프터스쿨이나 오렌지 캬라멜은 그룹 활동이어서 파트도 정해져 있었고 다른 멤버들에게 도움을 받았죠. 부담감을 나눌 수 있었던 셈이에요. 그러나 연기는 달라요. 저 혼자, 저만의 생각, 저만의 행동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거든요. 부담감이 훨씬 클 수밖에 없죠”

부담을 나눌 멤버는 없지만 든든한 ‘버팀목’은 있다. ‘굿와이프’에서 인연을 맺은 ‘칸의 여왕’ 전도연이다. 

“전도연 선배님과 자주 연락하고 만나 작품 얘기도 하고 일상 얘기도 해요. 많이 의지하고 있답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할 때도 상의했고요. 선배님이 열심히 준비하고 지속해서 노력하라고 당부하셨어요. 잘 할 수 있다고 항상 응원해주시고요. 아직 영화를 못 보셨는데 선배님이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고 하시네요”

나나는 자기 기사에 달린 댓글도 당당하게 읽는다. 익명성 안에 도사린 ‘악플’도 있을 텐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좋은 댓글을 보면 기분 좋고 행복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안 좋은 댓글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 이유를 만든 사람도 저일 테니까요. 안 좋은 이야기가 있어도 눈 감고 피해버리기보다는 반성하고 보완하려 합니다”

그런 나나도 사람인가 보다. 기대하는 댓글이 없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 영화에 관해 좋은 댓글을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제가 (영화 속에서 선배님들과)잘 어우러졌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TV 드라마든, 영화든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직 두 작품밖에 안 해서 다른 작품은 어떨지 기대감도, 설렘도 있거든요. 빨리하고 싶어요”

나나는 내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사자’ 여주인공으로 이미 캐스팅된 상태다. 지난 2013년 신드롬을 일으킨 SBS ‘별에서 온 그대’ 연출자 장태유 감독의 컴백작이다. 

나나는 “‘굿와이프’를 시작하기 전부터 악플이 너무 많았어요. 그것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연기력 논란이 없을까’ ‘어떻게 하면 선배님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등 부담감이 컸죠. 지금은 부담감이 없어졌냐고요. 아니에요.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라는 다른 부담감이 생겼죠”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부담감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 같아요. 행복한 부담감이라 감사하죠”라고 전하며, 배시시 웃는다. 

“저 지금도 계속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더욱 자연스럽고 보다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요. 지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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