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배우 네 명의 나이를 합치면 230살이 넘는다. 평균 연령 57.5세, 가장 어린 배우는 지난 1967년생 성동일이다. 중년 배우들이 주축이 된 스릴러 한 편이 11월 관객을 만난다. 

백윤식(70)·성동일(50)이 주연을 맡고 천호진(57)·배종옥(53) 등이 힘을 보탠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다.

최근 대부분 영화가 이른바 주연급으로 불리는 배우들 위주로 제작되고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나가지만 이 작품은 이렇다할 톱스타, 젊은 배우 한 명 없이 완성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양한 영화·드라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인상깊은 조연으로 대활약했던 배우들이 이번에는 주연을 맡아 한 작품을 완성했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이와 관련해 “’반드시 잡는다’는 힘들지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자평했다.

이 작품은 작가 제피가루의 인기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가 원작이다. 30년 전 연쇄살인마를 쫓다 동료를 잃은 형사가 30년 후 과거 사건과 유사한 형태의 범죄가 이어지자 동네 토박이 노인과 힘을 합쳐 사건 해결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 감독은 “선배님들을 모시고 상업영화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상업적인 신선함을 줄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 아울러 그 마음이 통했는지 투자·캐스팅·각본 등 모든 부분에서 큰 이견 없이 작업이 이뤄져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히치콕도 지난 1970년대에 트뤼포에게 ‘요즘 시대에는 젊은 배우들을 데리고 영화를 찍어야 한다’는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다. 지금과 상황에서 선배님들과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굉장히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 중 최연장자인 백윤식은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캐스팅 제안이 들어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많은 영화 관계자가 아직도 제가 영화에서 좋은 재료의 맛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체력이 닿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형사가 주인공인 스릴러물이면서 액션 영화이기도 한 이번 작품에는 어떤 영화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백윤식·성동일·천호진의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볼 수 있다.

물론 이 배우들은 젊은 후배들만큼 날렵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중후한 몸동작을 보여주며,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동안 입으로 액션을 했다”는 성동일은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액션 연기를 한다.

그는 “동네 깡패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했는데 김 감독이 그 장면을 통편집했다”며 “편집이라는 것은 냉철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영화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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