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당시 500ml 생수를 4통 정도 마셨다. 영상으로만 보던 시상식이라 너무 떨렸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 돔 공연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것도 현실이 됐다”

4연속 ‘빌보드 200’에 한국 가수 최초로 진입하는 동시에 ‘러브 유어셀프 승 ‘허’ ’로 ‘빌보드 200’ 7위라는 K팝 역대 최고 순위 기록, ‘마이크 드롭’ 리믹스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에서 K팝 그룹 최고 순위 28위 기록,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서 K팝 그룹 최초 단독 공연. 

올해 K팝 역사를 다시 쓴 한류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10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BTS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Ⅲ - 더 윙스 투어 파이널’을 앞두고 열린 간담회에서 “특히 올해 공연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제 머리에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2014년 시작한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의 마지막 공연. 무려 19개 도시 40회 공연한 투어의 피날레다. 

첫 시작은 약 1500석 규모의 악스홀(현 예스24 라이브홀)이었다. 8일부터 펼쳐진 이번 공연의 무대는 2만여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이다. 이번 3일 간 공연의 관객은 총 6만명으로 이번 투어의 총 관람 인원은 무려 55만명에 달한다. 

멤버들은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슈가는 ‘마이크 드롭’ 리믹스가 빌보드 ‘핫100’에서 28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10년 전부터 매주 눈으로만 확인해온 빌보드 차트에 우리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고 놀라워했다. 

제이홉은 특히 남아메리카 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그는 “팬들이 저희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며 “더 큰 에너지를 주셔서 감동받았다”고 즐거워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 수록곡 ‘베스트 오브 미’로 세계적인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 ‘마이크 드롭’으로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 미국의 떠오르는 신예 래퍼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슈가는 앞으로의 협업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항상 열려 있다”며 “지금 협의와 조율 중인 것이 있다. 많은 기대를 해주서도 좋다”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특기할 만한 점은 해외에서 인기, 특히 팝의 본고장인 미국 내에서 주목도가 이들이 부러 진출을 꾀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 CBS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ABC ‘지미 키멜 라이브’ 등 이른바 미국 3대 TV 토크쇼 출연도 현지의 러브콜로 이뤄졌다. 

슈가도 이 점을 분명히 하면서 “저희는 미국 진출을 한 것이 아니라 초대를 받아서 간 것이라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처음에는 토크쇼 일정으로 무대 하나만 선보이는 것으로 잡혀 있었는데 토크 시간이 당일 생기기도 했다. 팬들의 열정과 사랑 덕분”이라고 말했다. 

RM은 “한국말로 노래하니 해외 팬들이 한국말에 관심을 갖게 돼 좋다”고 웃었다.

“대박, 쩔어 등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RM은 랩몬스터에서 예명을 최근 바꾼 이유에 대해 “ ‘투 머치’한 감이 있다”며 “어렸을 때 멋있다고 생각해서 지었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랩에만 국한되지 않기도 해서 변경했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으레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속해 있는 해외파가 없는 ‘토종’ 멤버들만 구성돼 있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주목도가 더 컸다. 특히 각종 해외 시상식과 토크쇼에서 빛을 발한 RM의 영어 실력은 내내 화제다. 

‘엘렌쇼’에서 미국 NBC 시트콤 ‘프렌즈’를 보면서 영어를 배웠다고 언급한 RM은 “저 역시 영어학원을 스무개 넘게 다녔는데 제 영어실력을 결정적으로 만들어준 것 ‘프렌즈’였다”며 “그런데 팝 음악을 듣고 가사를 해석하면서 자주 쓰는 표현을 익히고 팝스타들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따라한 것이 ‘프렌즈’를 본 것과 맞아떨어졌다. 영어공부를 책으로만 하는 것은 소용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데뷔 당시에만 해도 중소형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항상 기대주로만 통하던 방탄소년단은 최근 1년 새 K팝을 대표하는 그룹이 됐다. 

현재의 주목 받는 상황이 이른 걸까, 늦을 걸까, 적당한 걸까. 슈가는 “저희가 느끼기에는 노력해온 만큼 그 시기에 얻은 것 같다”며 “어떤 분들은 저희가 데뷔를 한 지 1~2년 밖에 안 된 것으로 알고 어떤 분들은 오래 전에 데뷔를 한 것으로 안다. 저희가 노력을 한 만큼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급하지도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딱 적당한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 상승은 50개국 아이튠즈에서 1위를 차지한 ‘마이크 드롭’의 제작 의도까지 바꿔버렸다. 후광을 업고 나오지 못한 팀으로서의 서러움과 화를 담았던 곡이라, 초반에는 꽤나 공격적이고 파워풀한 곡이었다. 

RM은 “뭐랄까, 방향성을 못 잡는 느낌이 있었는데 생각을 하니까 더 이상 화나 설움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며 “그런 것 없이 즐겁고 행복하고 가볍게 곡을 썼더니 방향성에 진정성이 담겼다. 힘을 빼고 나름 스웨그로 만든 것이 잘 맞는 방향 같다”고 웃었다. 

한류그룹답게 방탄소년단은 최근 ‘서울관광 명예홍보대사’가 됐다. 이들이 부른 서울시 홍보음원 ‘위드 서울(WITH SEOUL)’이 공개되자마자 서울시의 관광홈페이지 비지트서울이 접속 불능 상태가 되는 등 인기를 실감했다.

RM은 “서울 여의도에서 태어나 상도동에서 네 살까지 살았다. 다섯살 때 일산으로 이사를 갔는데 서울을 무척 좋아한다”며 “취미도 성수동, 하늘공원, 부암동 등의 카페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지역 출신인 멤버들도 서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해 추억이 있다. 서울을 홍보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은 이제 명실상부 K팝 대표주자다. 이들이 가는 길이 K팝의 역사가 된다. 정국은 “내년이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록도 중요하지만 음아과 무대에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책임감은 갖되 지금의 주목 받는 걸 부러 의식하지는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RM은 “우리가 주목을 받고 있으니 전략적으로 무엇을 해야한다거나 주목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며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거나 하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행운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다만, 책임감은 갖고 있다. RM은 “계속 저희가 하던 대로 음악을 하고 저희 관계 역시 그렇게 유지하고 싶다”며 “연습실은 좋은 곳으로 옮겼는데 다음 스텝도 들뜨지 않고 우리가 앨범을 만들던 대로 앞으로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민은 구체적인 목표를 말했다.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으로 ‘핫 100’에서 28위를 차지했는데 ‘핫100’에서는 톱 10에 진입하고 싶다. ‘빌보드 200’에서는 1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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