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 기자 / 
 연인의 은밀한 순간은 숨겨지고 감춰진다. 사랑의 순간이 만인에게 공개된다면 외설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귀엽고 위트 있게 표현해 보는 이의 공감을 불러오는 작가가 있다.


◆ “세상의 모든 연인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는 이의 얼굴을 발그레하게 만드는 귀여운 일러스트 작품을 하는 이민혜(33) 작가는 연인의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남녀 둘만의 내밀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표현한다. 

부끄럽고 야릇한 순간이지만 천진난만한 두 캐릭터의 표정이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는 이 캐릭터들이 연인의 은밀한 순간을 담고 있어 부끄럽다는 의미를 담아 이 연작에 ‘부쿠(BOO.Q)’ 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쿠’ 연작에는 주로 연인이 서로에게 보내는 은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황홀하거나 즐거운 연인과의 순간들을 압축적이고 유희적으로 표현한다.

작품 속 남자 캐릭터는 ‘솔직하다’는 뜻을 가진 프랭크(Frank), 여자 캐릭터는 그와 어울리는 귀여운 미미(Mimi)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프랭크와 미미는 주로 옷을 벗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품을 본 관람객들은 얼굴이 빨개지거나 웃으며 속닥거린다. 야하다고 느끼거나 민망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옷을 걸치지 않은 것이 자연스럽고 솔직하다고 생각해 캐릭터들을 누드로 표현하게 됐다.

연인 간의 은밀한 마음을 내보이는 프랭크와 미미는 작가가 겪었던 연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캐릭터이다. 


◆ “때는 무더운 여름이었고 저는 연애로 인한 사랑의 감정에 충만해 있었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개인적인 감정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표현하게 됐다.  ‘덥네요’라는 작업이었는데 능청스럽게 웃으며, 옷을 벗고 있는 연인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디테일 없이 간략하게 배치된 연인과 그 상황, 그리고 그에 더해진 밝은 채도의 색감은 전체적으로 유쾌한 느낌을 전달하게 됐다.

연인 간의 언어가 복잡하고 다층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 상황을 묘사하는 텍스트도 덧붙였다. 덥다는 말은 상황을 묘사하기도 하지만, 연인만의 암호처럼 사용될 수도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 “사랑스럽고 해맑은 연인들의 모습이 작품을 통해 부각되면 좋겠습니다. 제 그림을 보고 ‘연인과 같이 보고 싶다,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으면 하기 때문이죠”


연애의 과정에서 느끼는 달콤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작업 과정이 즐거움 그 자체라고 표현하는 이민혜 작가는 지난 2017년에만 2번의 개인전을 했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연인의 사랑’이라는 주제 안에서 작품이 어떻게 더욱 깊어지고 확장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더욱 깊은 연인의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평면적인 그림이 아닌 다른 형태의 작업도 구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올 하반기에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의 결과물을 더 많이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통해 많은 관객과 그림으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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