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의 팀’ 한국전력은 역시 마지막에 강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3-2(24-26 25-17 25-22 16-25 16-14)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3일 최하위 OK저축은행에 패한 충격을 털어낸 한국전력은 18승10패(승점 47)가 됐다. 3위 우리카드(15승13패·승점 49)와는 2점차다. 

선두 대한항공(19승8패·승점 5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수를 기록했지만 풀세트 승부가 많았던 탓에 순위는 4위에 머물렀다.

한국전력은 지금까지 13번이나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전적은 10승3패로 나쁘지 않다. 바로티(26점)와 전광인(15점)이 공격을 쌍끌이 했고 윤봉우가 블로킹 2개 포함 12점을 보탰다. 

1세트는 KB손해보험이 챙겼다. 21-23에서 이강원의 후위 공격과 우드리스의 강서브로 듀스를 만든 KB손해보험은 25-24에서 나온 바로티의 공격 범실로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전력은 곧바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광인과 서재덕의 날카로운 서브가 KB손해보험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면서 손쉽게 점수를 쌓았다. 

25-17로 2세트를 정리한 한국전력은 3세트마저 가져갔다.

베테랑 윤봉우가 선봉에 섰다. 윤봉우는 21-19에서 이강원의 후위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한 뒤 22-20에서 속공으로 격차를 벌렸다. 24-22에서 마지막 공격을 성공한 이 역시 윤봉우였다. 

벼랑 끝에 몰린 KB손해보험의 히든카드는 김진만이었다. 김진만은 15-13에서 퀵오픈에 이은 서브 에이스로 흐름을 가져왔다. 

이를 시작으로 KB손해보험은 21-13까지 치고나가면서 5세트 승부를 알렸다. 김진만은 4세트에서만 6점을 올렸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벌어졌다. 8-9로 끌려가던 한국전력이 전광인의 서브 때 뒤집기에 성공하자 KB손해보험은 우드리스의 강서브로 응수했다.

희비는 듀스에서 갈렸다. 윤봉우의 속공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한국전력은 전진용의 블로킹으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KB손해보험은 연승이 무산됐다. 승점 33(10승18패)으로 여전히 6위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GS칼텍스의 추격을 3-2(18-25 25-23 25-21 20-25 15-9)로 따돌렸다. 

팀 공격성공률이 33.19%(GS칼텍스 42.25%)에 그친 현대건설이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김세영 덕분이었다. 

김세영은 네트 앞을 완벽히 지켰다. GS칼텍스 공격수들은 김세영의 손을 피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날만큼은 양효진이 아닌 김세영이 현대건설 최고의 센터였다. 

김세영은 무려 13번이나 손맛을 봤다. 2005시즌 V-리그가 시작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남자부를 포함해도 한 경기에서 김세영보다 많은 블로킹을 성공한 이는 없다. 

지난해 10월 KGC인삼공사전에서 한 경기 두 자릿수 블로킹을 달성한 첫 번째 여자 선수가 되더니 다시 한 번 V-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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