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상장된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들의 기업가치가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의 거래소는 상장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 런던, 미국 등 순으로 거래소의 주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는 상장기업 시가총액 상위 20개국 글로벌 거래소 가운데 기업공개(IPO) 및 자체 상장을 완료한 거래소 12곳의 주가 현황을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해 이같이 13일 발표했다. 단 2011년 이후 상장한 거래소는 상장 이후 시점부터 비교했다. 

조사결과 12개 상장 거래소의 주가는 지난 5년간 평균 117.16% 상승했다. 이는 해당국 벤치마크 지수 상승률 34.72% 대비 82.44%포인트 초과수익을 달성한 것이다. 

이중 일본의 동경·오사카거래소가 합병해 지난 2013년 1월 상장된 일본거래소(JPX)의 주가는 328.75% 뛰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2위 런던증권거래소(LSE) 271.30%↑ △3위 미국 나스닥 시장을 운영하는 나스닥-OMX(NASDAQ) 178.39%↑ △4위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ICE 136.76%↑ △5위 남아공거래소(JSE) 129.91%↑ △6위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인 유로넥스트(Euronext) 100.03%↑ 등 총 6개 상장거래소가 100% 이상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을 보면 △1위 LSE 252.53%포인트 △2위 JPX 244.87%포인트 △3위Euronext 84.21%포인트 △4위 나스닥(NASDAQ) 78.39%포인트 △5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MX) 74.19%포인트 △6위 JSE 71.55%포인트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의 경우에는 NYSE, NASDAQ, TMX 3사의 주가 상승률이 5년간 평균 134.35% 올랐다. 지수대비로는 평균 73.34%포인트의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이는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술주의 호재로 나스닥의 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또 정책금리 인상기대, 유가상승 등에 따라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의 업황 개선으로 TMX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여 눈에 띈다. TMX의 금융업 시총 비중은 약 40%다. 특히 TMX는 12개 거래소 중 지난해 가장 높은 99.83%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유럽 지역의 LSE, Euronext, 독일 증권거래소인 도이체뵈르제(Deutsche Boerse AG), 스페인거래소그룹(BME) 등 4사는 5년간 평균 117.89% 주가 상승 및 지수대비 평균 94.53%포인트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LSE를 제외하고는 3사 주가가 모두 하락했으며, 4사 모두 지난해에 지수대비 초과수익율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폭스바겐 리콜, 실업률 상승, 테러발생 등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사회·경제적 상황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거래소는 분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JPX가 대상 기간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과 LSE에 이은 지수대비 초과수익율을 나타냈다. 아베노믹스 등에 따른 경제회복 등이 JPX 주가 및 지수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달리 홍콩거래소(HKEx)는 12개 상장거래소 중 가장 낮은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홍콩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항셍지수 급락 이후 회복과정에서 HKEx 주가도 보합권을 유지한 것으로 거래소는 진단했다. 

기타 원자재 생산 및 수출 강국인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에 위치한 호주거래소(ASX),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JSE), 브라질거래소(BM&F)도 대상기간 중 평균 66.90%의 주가상승 및 지수대비 46.10%포인트의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 격화 및 대체거래소(ATS) 등장에도 실제 거래소 산업의 주가는 벤치마크지수 대비 우수한 투자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거래소들이 전통적인 사업영역 확장 및 다각화를 통해 거래 체결 이외에 청산·결제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혁신플랫폼’으로 체제 개편을 진행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거래소의 속성상 집중되는 거래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 정보사업 분야 등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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