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는 기본 개념으로 시작했던 직업이 지금은 많이 변색됐다고 생각합니다. 구석기시대에는 먹기 위해 일했지만 부의 축적이 되다보니 계급을 만들고 또다른 계급이 발생하잖아요. 그런 내걸 다룬 블랙코미디를 해보고 싶었죠.”
 

‘비정규직’의 애환을 ‘보이스피싱’ 문제와 결합해 다룬 코미디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개봉한다. 김덕수 감독은 1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가진 제작보고회를 통해 이번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보이스피싱 일망타진을 위한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이 경찰청 소속 여형사와 합동수사를 펼치는 내용을 그린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다. 여배우 강예원과 한채아가 투톱으로 등장하고 조재윤, 김민교, 동현배 등이 출연한다.
 

보이스피싱도 이번 영화에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한채아는 자신이 실제로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던 경험도 밝혔다. “전 재산인데 400만원인가 그랬어요. 어렸을 때였죠. ATM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순간이었는데 뭔가 이상해 ‘잠깐만요’라고 했죠. 그 순간에 초기화면으로 넘어갔다는 얘길 했더니 갑자기 욕을 하더라고요.”
 

이번 영화에서 강예원은 곱슬머리의 비정규직 댓글요원으로 등장해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자연스러운 곱슬머리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특히 남자분들은 굉장히 싫어하더라”라며 웃었다. “제 모습이 똑같으면 제가 좀 질려요. 국민들을 질리게 하기 싫더라구요.”
 

김 감독은 “모든 아이디어가 예원씨 아이디어였다. 관객들이 혹시 불편해할까봐 저는 솔직히 반대했다”고 털어놨다.
 

한채아는 거친 형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달리 적나라하게 욕설을 퍼붓는 역할이다. “감독님에게 욕을 너무 하지는 말자고 부탁드렸어요. 시나리오에서는 정말 많았거든요, 심한 욕들이.”
 

그는 “영화에서 ‘욕 한 마디로 모든 감정 표현이 되는구나’하는 걸 처음 알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바쁜 스케줄 가운데 액션장면 촬영 도중 엄지손가락도 다쳤다. 한채아는 “엄지손가릭이 지금도 뒤로 안 꺾인다”며 “액션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코미디영화이지만 ‘비정규직’이라는 한국사회의 아픈 현실도 담고 있는 영화다.
 

조재윤은 “결국 이 작품은 인간적인, 마음 아픈 따뜻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강예원은 “주인공 ‘장영실’이 ‘저 정규직 돼야 해요’라는 말을 해요. 영화에서 하는 말 다 필요 없고 그 한마디로 정리되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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