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르 마코마나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박세영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전통적인 쇼트트랙 강국 한국에 동계아시안게임이라는 무대는 좁게 느껴진다.

전 세계 강자들이 총출동하는 동계올림픽에서도 이미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48개의 금메달이 나왔는데 그 중 21개를 한국이 가져왔다.

쇼트트랙은 아시아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라 동계아시안게임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역대 64개의 금메달 중 29개를 한국이 챙길 정도로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내심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8개 종목 금메달 싹쓸이까지 노리고 있다.

‘쌍두마차’ 심석희(20·한국체대)와 최민정(19·성남시청)을 앞세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는여자 대표팀은 아시아로 좁혀진 무대에서 충분히 금메달 싹쓸이를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여자 대표팀은 2016~2017시즌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를 땄다. 심석희, 최민정이 4개 대회 연속 2관왕에 등극했다.

여자 500m가 전통적인 취약 종목이지만 최민정이 근력을 키우며, 단거리 훈련에 매진했다.

남자 대표팀은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여자 대표팀에 비해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맏형’ 이정수(28·고양시청)의 부활 조짐 속에 재기를 노리고 있다.

최근 월드컵 대회에서 강세를 보이는 헝가리, 네덜란드, 캐나다 등의 국가가 참가하지 않는 동계아시안게임이라 금메달 싹쓸이에 도전해볼 만 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일본의 ‘홈 텃세’에 시달렸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자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공식 훈련 일정을 짧게 배정했다. 

지난 16일 저녁 삿포로에 입성한 한국 대표팀은 17일 공식 훈련 시간을 배정받지 못해 지상 훈련만 소화했다.

지난 1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40분간만 링크장 사용을 허락 받았다. 본격적으로 경기 일정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19일에는 오전 9시20분부터 30분(9시50분까지)만 빙판 위에서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정빙을 이류로 대표팀은 훈련 준비를 모두 마치고 20분을 기다렸다.

일본 대표팀은 공식 훈련 시간 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훈련을 진행했다.

이런 ‘텃세’에도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은 흔들림이 없었다.

대회 첫 날 남녀 1500m 금메달을 휩쓸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여자 1500m에서는 심석희(20·한국체대)와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를 이루는 최민정(19·성남시청)이 2분29초41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2분29초569를 기록해 최민정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땄다.

남자 1500m에서는 박세영(24·화성시청)이 2분34초056를 기록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맏형’ 이정수(28·고양시청)도 2분34초356으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최민정은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국가들의 대관 시간은 공평했다. 그래서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직전에 무슨 일이 생겨도 준비를 잘해놓으면 잘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의 ‘텃세’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은 한국 쇼트트랙은 금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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