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손에게 반환된 ‘익안대군 영정 초상화’	        【사진 = 뉴시스 제공】

 조선 개국 공신 익안대군(?~1404)의 영정이 도난 18년 만에 전주이씨 종중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지난 2000년 1월 충남 논산시 연산면 전주이씨 종중 영정각에서 도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을 지난달 회수했다. 

문화재사범 A가 영정을 절취한 후 다음달 문화재 유통업자 B에게 불법 판매했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B는 같은해 7월20일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일본으로 불법반출한 후 일본인으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세탁했고 국내로 재반입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2001년 2월 A가 문화재청과 서울중앙지검의 공조수사 중 입건되면서 익안대군 영정 도난 경위가 새상에 드러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범단속반은 B를 설득해 익산대군 영정을 제출하라고 했다. B도 문화재 유통업자 C를 통해 수사기관으로 제출하겠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C는 영정을 서울로 가져오다가 종로3가 지하철역에 놓고 내렸다고 진술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B도 C의 구속 사실을 알고 일본과 중국에서 4년간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입건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다. 사범단속반은 영정이 국내에서 숨겨졌다는 첩보를 지난해 입수해 수사했다.

익안대군 영정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셋째아들 방의의 초상화다. 조선 시대 도화서 화원 장득만이 원본을 참고해 새로 그린 이모본(移摸本) 작품으로 추정된다. 

조선 시대 사대부 초상화의 전형적 형식과 화법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자지간인 태조 어진과 용모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형제 관계인 정종과 태종의 모습도 유추할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초상화로 평가되고 있다.

정진희 문화재 감정위원은 “음양법이 사용되지 않은 선묘 위주로 얼굴과 의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조선 초기 초상화의 특징”이라며 “익안대군이 입고 있는 복식과 단순하게 표현된 배경, 끈이 묶인 교의자 모습도 조선 초기 공신초상의 형식을 보이는 특징들로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조선후기 초상화 가운데 조선 전기의 도상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 한정적이라 고려 말에서 조선 초 공신 초상화의 형식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는 크다”고 평했다. 

익안대군은 지난 1392년 이성계가 즉위하자 익안군에 봉해졌으며,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자 태종 이방원을 도와 정도전 세력을 제거해 정사공신 1등으로 책록됐다. 이방원이 실권 장악 후 방원, 방간과 함께 개국공신 1등에 추록된 역사적 인물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1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자료 제329호 ‘익안대군 영정’ 1점 반환식을 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 사법단속반의 열정과 끈질긴 추적으로 찾아내고야 말았다. 인력 부족 등 열악한 상황에서 집념 하나로 단속반이 도난 문화재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청은 도난 문화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난 문화재 수만점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며 “도난 백서를 배포하고 지난 2017년 공시 시효를 연장하는 법령 개정도 했다. 사범단속반 인력 보강 등 도난 회수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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