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교수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  부동산MBA 겸임교수 도시공학박사 / 부동산학박사 사람은 땅 위에서 발을 떼고 살 수 없듯이 집을 떠나서 일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집은 일정하게 자리를 잡고 머물게 하는 거처로써 모두에게 소중하다. 생명의 보호처 기능으로서의 집은 주변 환경이 양호하면 만족도가 높아지고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준다. 쾌적한 집이 많으면 남의 처지를 헤아려 주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커져 공동체의 행복 수치가 높아진다. 

맹자(孟子, BC 371~289)는 집을 언급하면서 “사는 곳이 사람의 기(氣)를 변화시킨다“고 했다. 

현대건축의 선구자인 Le Corbusier(르코르뷔지에, 1887~ 1965)도 ‘집이란 사람이 살기 위한 기계라’고 표현하면서 집에 혼(魂)이 있다고 했다. 집에서 사람은 육아, 휴식, 즐거움, 종교, 교육. 생각 등 그 외 모든 활동을 한다. 따라서 좋은 위치(환경)의 집을 찾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며, 중요하다. 

택리지(擇里志)의 저자 이중환(1690~1756)은 30여 년 동안 전국을 답사하고 난 후 무릇 살 터를 잡는 기준을 네 가지로 꼽았다. 지리(地理), 생리(生理), 인심(人心)과 아름다운 산과 물로 이 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살기 좋은 땅이 아니라고 했다. 

현대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조건들에 지세, 방위, 지질, 지반 등의 자연조건과 공해, 위험, 혐오 시설의 여부, 도로 교통조건, 공공 및 생활 시설의 정비 상태, 교육 문화, 사회 경제적 위치 요소 등의 조건들이 추가됐다.

집의 선택요인과 더불어 집값이 상승할지, 하락할지의 여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두 번의 경제위기인 IMF 외환(1997)과 글로벌 금융(2008) 위기를 경험하면서부터다. 국민 대다수가 집을 재산의 척도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 집값(아파트 기준)이 2014년 7월 이후 51개월째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집값 급등이 국가적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 소유자(1주택 실소유자)는 보유세 걱정이 앞서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없게 된 무주택 가구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이에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는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과 ‘9·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의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주택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선 듯하다. 그러나 현시점은 가계신용 증가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 

이런 때에 집이 안전의 보루와 재산의 역할을 적절히 감당함으로써 안정감 있게 거주할 수 있는 시기가 사회 공동체 모두에게 조속히 오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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