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11월이다. 11월은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의 하나인 수능이 있는 달이다. 수능(修能)이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아는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줄여 이르는 말이다.  

시험 성적에 따라 대학교 선택과 전공과의 선택이 결정된다. 수능이 가깝게는 고등학교 3학년 1년 동안 공들여 공부한 것이요 더 멀리 보면 고등학교 1, 2학년은 물론 중학교 3년간의 수학 과정과도 연계된 것이다. 

수능은 단 하루이지만 이 하루의 시험 결과는 일생을 좌우하는 분수령과도 같은 정말로 중요한 시험이다. 이 시험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밤잠을 줄여 가면서 다들 열심이다. 

오래 전부터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말이 있었다던가? 네 시간 자면 합격하고 다섯 시간 자면 낙방한다는 말이란다. 밤잠을 줄여 가면서 치열한 경쟁의 단면을 말한 것이리라.

수능을 앞든 학생의 가정에서는 하루라도 긴장하지 않은 날이 없다. 

수능생 앞에서는 기침도 할 수 없었다고들 한다. 

수험생 부모님을 비롯한 전 가족이 긴장하고 특히 수험생 어머니는 자기 신앙에 따라 백일기도를 하고 날마다 정화수 떠놓고 빌고 또 빈다. 

수능은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평생을 흔들 만큼 중요하지만 국가에서도 더 없이 중요한 큰 행사이다. 

수능 보는 장소는 수능 며칠 전부터 전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문제지 운반과 보관 관리에 철저를 기해 철통같은 경비(警備)를 취한다.

수능 일 아침에는 시험 장소 부근에는 교통 단속을 펴 수험생이 도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혹시라도 시험 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수험생이 있으면 모든 교통수단(交通手段) 을 동원해 시간 내에 입실하도록 최선을 다 한다. 수험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험 장소 가까이는 차량을 통제하고 경적(警笛) 울리는 것을 금하고 있다.

수능 일은 날씨가 춥지 않더라도 떨리는 날이다. 그런데 오래 전의 대학 입시 날엔 보통 날보다 시험 보는 날의 날씨가 훨씬 더 추웠다. 이름 해 ‘입시 추위’라는 조어까지 생겼으니 실제로 입시 날은 입시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해서 수능 일을 덜 추운 11월로 옮긴 것이다. 이런 정책은 정말 잘한 일이다. 

수능 일이 가까이 오면 시험 문제의 출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번 문제는 난이도가 높네. 혹은 낮네.’ 라고들 한다. 

여기서 흔히 말하는 ‘난이도가 높다 혹은 낮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난이도’에서 ‘난’은 어려울 난(難)자이고 ‘이’는 쉬울 이(易)자이며, ‘도’는 법 도(度)자이다. 

따라서 ‘난이도(難易度)’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러기에 ‘난이도가 높다 또는 낮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시험 문제가 어렵다고 말을 하려면 난이도(難易度)가 아닌 ‘고난도(高難度)’라고 해야 한다. 

‘난이도(難易度)’를 바르게 구사하려면 “변별력(辨別力)있게 ‘난이도(難易度)’를 고려해 출제했다” 정도로 쓰면 쓸 수 있는 어휘이기는 하다. 

그런데 예년에 보면, 신문 지상이나 TV방송에서 계속 ‘난이도가 높네, 낮네.’ 들 하고 있었으니 한심한 일이다. 

이번 수능은 매스컴에서 또 어떻게 말할지 걱정이 앞선다. 매스컴에서 어휘를 제대로 구사해야 될 일이 아닌가? 

수험생 모두 자기가 공부한 만큼 최선을 다해 시험을 잘 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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