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이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한국선수단은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달성했다.

개최국 일본(금메달 27개, 은메달 21개, 동메달 26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중국(금 12개, 은 14개, 동 9개), 4위는 카자흐스탄(금 9개, 은 11개, 동 12개)이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30개국 2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고 한국은 5개 종목 221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당초 한국의 목표는 금메달 15개, 종합 2위였다. 한국이 이번에 획득한 16개의 금메달은 역대 최다 금메달수다.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종전 한국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은 지난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기록한 13개였다. 동계 종목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진 성과다.

한국 선수단은 빙상 종목에서 여전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했고 설상 종목에서도 많은 금메달을 획득해 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전을 예고했다.

선수들의 투혼과 집중력이 유독 빛난 대회였다.

특히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29·대한항공)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한국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승훈은 5000m 금메달, 22일 1만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서 금빛 질주를 했다. 오른쪽 정강이 부상을 안고 뛰었지만 금메달을 향한 집념 앞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

김민석(18·평촌고)은 남자 1500m와 팀추월에서 2관왕을 목에 걸었고 김보름(24·강원도청)은 여자 5000m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 강화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한 스키 종목에서는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아시안게임 스키 사상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알파인 스노보드의 신성 이상호(22·한국체대)는 대회전과 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노르웨이 출신 혼혈 선수인 김마그너스(19·협성르네상스)는 아시안게임 남자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금메달을 땄고 알파인 스키의 간판 정동현(29·하이원)도 정상에 섰다.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 5개를 가져왔다. 또한, 은메달과 동메달도 각각 5, 3개를 획득했다.

박세영(24·화성시청)과 최민정(19·성남시청)이 각각 남녀 1500m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1000m에서 서이라(25·화성시청)가 금메달을, 여자 1000m에서 심석희(20·한국체대)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에서도 무난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의 기대주 최다빈(17·수리고)은 한국 선수 최초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투자가 결실로 나타난 대회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은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고 체계적인 훈련 지원도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특히 스키 종목에서는 외국인 코치들을 대거 영입했다. 유럽 등 해외 선수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정상급 선수들의 기량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초빙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장비 전문 코치와 체력 트레이너, 물리 치료사, 심리 상담 전문가도 배치했다.

아이스하키, 컬링, 바이애슬론 등 다른 종목에서는 아쉽게 금메달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삿포로에서 보여준 땀과 투혼에서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 이제 겨울 스포츠에서도 잠재력을 꺼내 세계 무대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어린 선수들은 더 많은 기량 발전을 기대하게 했고 베테랑 선수들은 아직 건재하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8일간의 열전을 마친 한국 선수단의 시선은 이제 평창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의 성공과 실패를 교훈 삼아 정진한다면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한편,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는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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