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감독 배리 젱킨스)의 마허샬라허쉬바즈 알리(43)가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알리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루커스 헤지스·마이클 섀넌·제프 브리지스·데브 파텔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로써 알리는 흑인 남자 배우로서 8번째로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게 됐다. 덴절 워싱턴이 ‘영광의 깃발’(62회)과 ‘트레이닝 데이’(74회)로 남우조연·주연상을 모두 받는 영광을 누렸고 이와 함께 시드니 포이티어(36회 ‘들백합’), 제이미 폭스(77회 ‘레이’), 포레스트 휘태커(79회 ‘라스트 킹 오브 스코틀랜드’)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또한, 알리와 워싱턴 포함 루이스 고셋 주니어(55회 ‘사관과 신사’), 쿠바 구딩 주니어(69회 ‘제리 맥과이어’), 모건 프리먼(77회 ‘밀리언 달러 베이비’) 등 다섯 명 뿐이다.
 

알리는 이 부문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샤이론’의 멘토인 마약상 ‘후안’을 연기한 그는 아카데미에 앞서 열린 배우조합상시상식·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등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휩쓸며, 올해 오스카에 가장 근접한 배우로 평가받았다.
 

알리는 극중 단 10분의 연기로 러닝타임 111분 내내 그의 그림자를 일렁이게 하는 연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약을 파는 갱스터의 거친 삶과 외로운 소년 ‘샤이론’의 아버지가 돼주려는 따뜻한 내면 사이를 오가며, ‘정체성’이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짧은 시간에 압축하는 마법을 보여줬다는 게 국내·외 언론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특히 ‘후안’이 ‘샤이론’에게 바다 수영을 알려주며, “여기가 세상의 중심이야. 언젠가는 네가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해.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말거라”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상적인 촬영 방식과 함께 이 영화 최고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 샤이론과 대화 도중 자신의 이중적 자아를 깨닫고 흐느끼는 연기는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잊히지 않는 감동을 선사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알리는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지난 2001년 TV 드라마 시리즈 ‘크로싱 조던’으로 본격 연기를 시작한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주로 조·단역을 맡았다. 그가 이름을 알린 건 최근 2~3년 사이다. 영화 ‘헝거게임:모킹제이’ 시리즈(2014~2015)와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2013~2016)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게 계기가 됐다. 최근 마블의 드라마 시리즈 ‘루크 케이지’에서 ‘코튼마우스’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줘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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