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절부터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입지를 굳혀온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오는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한다. 

오케스트라의 전신 베를린 심포니(BSO)가 지난 2005년 덕양 어울림누리 개관공연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래 12년 만이다. 2006년 오케스트라 명을 베를린 심포니에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로 개칭하고는 첫 방한이다. 

베를린 심포니는 독일 분단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이 서베를린 지역에 남게 되자 동독이 정책적으로 정상급 음악가를 모아 지난 1952년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지난 1960년부터 17년 동안 명장 쿠르트 잔데를링이 수석 지휘자를 맡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2000년 초반 오케스트라가 과밀한 베를린 시의 구조 조정으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RSB)과의 합병이 논의됐으나 독자 생존의 길을 걸었다. 동독 출신 중심의 인선에서 벗어나 해외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로 충원하면서 일신했다.

현재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 2012~2013 시즌부터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를 맡은 이반 피셔가 있다. 까다로운 취향의 베를린 관객을 상대로 유료 매표와 정기회원 수의 증가 등 성과를 일군 것도 피셔의 공로다. 

이번 내한공연 지휘봉은 베를린 심포니 시절인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수석 지휘자를 역임한 엘리아후 인발이 잡는다. 서울시향과 잦은 호흡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익숙한 인발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대해 “구 동유럽권 특유의 깊고 짙은 음색과 심오한 음악성을 갖고 있다. 개방 이후 더 활기차고 정밀해졌다”고 평했다. 

지난 1980년대 말러 교향곡 전곡 앨범(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덴온)을 통해 강인한 사운드, 섬세한 세부 묘사로 말러를 제대로 해석한 인발은 이번에 말러 교향곡 5번을 지휘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은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김혜진이 연주한다. 특히 김혜진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여러 차례 협연한 바 있어 인연이 깊다. 지난 2005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당시 역대 최연소(만 17세)로 입상(3위)한 이래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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