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추 니엔(싱가폴), ‘미지의 구름’, 2011, 싱글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0‘00“
“다양한 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새로운 역사쓰기 방식을 무빙 이미지의 확장된 개념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이 처음 개척한 비디오 아트는 21세기 디지털 기술로 인해 무빙 이미지 개념으로 확장되었다”며 “이번 기획전 ‘상상적 아시아’는 동시대 현대 미술에서 무빙 이미지라고 하는 융합적인 장르를 다층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9일부터 경기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펼치는 이 전시는 과거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에 위치한 국가들의 동·서양의 조화와 대립을 내용으로 하는 영상작업을 소개한다.

아시아와 유럽, 아랍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뉴 미디어 작가들이 대거 참여앴다. 송동, 쉬빙, 호 추 니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아이다 마코토, 하룬 파로키, 문경원&전준호 등 아시아와 유럽, 아랍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뉴 미디어 작가 17명(팀)의 영상 23점을 전시한다.

전시 작품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첫째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이야기들을 다루는 작업들이다. 주로 동아시아 작가들이 참여하여 자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표출한 작품들이다. 둘째는 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이 유형의 작업들은 주로 아시아와 서양의 경계에 위치한 국가들의 영상 작업들로서 동서양의 조화와 대립에 대한 탐구다. 

이 중에서도 베트남 출신의 작가 딘 큐 레, 중국의 쉬빙과 양푸동, 일본의 메이로 고이즈미와 아이다 마코토, 이집트 출신의 와엘 샤키 등의 작품은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작업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작가 송동은 신작 ‘시작 끝’(2017)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의 공통점은 매체의 경계를 해체하는 자유롭고 열린 사고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양하고 굴곡진 역사적 경험들을 진중하고도 감각적이며, 창의적인 태도로 풀어낸 점이다.

AES+F(러시아)는 다채널 영상 ‘신성한 알레고리’를 인간과 세상만물, 유한의 생과 무한의 생을 합일론적으로 생각하는 동양의 사고를 연옥이라는 중간세계를 통해 보여준다. 르네상스 양식의 문을 연 15세기 화가 조반니 벨리니의 회화에 영향을 받은 다채널 영상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배경인 국제공항은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연옥(Purgatory)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송동의 ‘시작 끝’은 시간이 과거의 시간을 ‘입는’ 방식으로 삶의 또 다른 거울인 ‘진실한 가상’을 경험하게 한다. 영화 제작사와 필름 스튜디오의 로고들을 수집하여 이들을 잉크 위에 반사시켜 바람을 이용해서 잉크가 흔들리게 하고 이미지들을 왜곡하고 움직이도록 만든다. 잉크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2개의 스크린이 통로처럼 설치되고 2개의 프로젝터가 각각의 스크린을 비추어 관람객은 스크린 사이를 통과하거나 주변을 돌아보며, 작품을 감상할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7월2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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