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사자’로 불리며, 압도적인 연주력을 선보이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48)가 7년 만인 오는 5월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매 연주마다 찬사를 받는 베레조프스키는 내한 전 e-메일 인터뷰에서 “음악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연주자가 좋은 피아니스트”라고 말했다. 

“좋은 연주로 관객들이 그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연주자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습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전달 할 수 있다면 좋은 피아니스트이자 좋은 연주자죠.”

베레조프스키는 지난 1990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 음악계 전면에 부상했다. 그가 1988년 위그모어 홀에서 런던 데뷔 연주회를 했을 때 ‘더 타임즈’는 ‘눈부신 명연주와 무시무시한 파워를 지닌 너무나 미래가 기대되는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피아노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영국 ‘인터내셔널 피아노’의 ‘2007 인터내셔널 피아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여전히 국제 클래식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주빈 메타,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거장 지휘자들과의 협연은 물론 지난해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심사위원을 맡아 재능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발굴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프랑스 피아노스코프 뮤직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내한 때마다 역시 주목 받았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5곡(2003년), 쇼팽·브람스·라흐마니노프 2번 협주곡의 밤(2009년) 등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리사이틀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입니다. 저는 한 콘서트에서 같은 작곡가의 곡들만 연주하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작곡가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 쇼팽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그의 음악을 넣으려고 합니다.”

선 굵은 강한 이미지와 함께 화려한 연주로 비르투오소(virtuoso) 면모가 부각됐던 지난 공연들로 ‘건반 위의 사자’ 또는 ‘건반 위의 불곰’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닌다. 

지난 공연과 달리 쇼팽의 즉흥곡과 발라드, 이탈리아 바로크의 진수를 담은 스카를라티의 5개의 피아노 소나타 등을 통해 섬세하고 유쾌한 연주를 들려주는 이번 공연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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