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채용에 나선 것과 다르게 은행권은 채용일정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극적 채용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모두 아직 채용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상·하반기 공채를 실시한 신한은행도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신한은행은 매년 일반직 공채를 통해 300명 이상의 신입을 뽑는 은행권 채용 시장의 큰손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핀테크(기술+금융)와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IT공학계열 인재를 30% 뽑았다.

채용 규모는 불투명하지만 이공계 선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 초 취임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리더로 손꼽힌다.

간담회에서도 “은행업에서의 디지털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빠른 시일 내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채용 시스템의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유사한 ‘스펙’을 가진 사람을 몇백명씩 뽑는 과거의 채용 방식이 디지털·글로벌 시대에 유의미할지 고민해서 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대졸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공채에서 벗어나 수시·경력 채용이나 전문직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채용일정은 정해진 바 없으나 상반기 공채는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은행은 최근 3년간 하반기에 한 번 일반직을 뽑았다.

지난해 대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국민은행은 필요한 인력 수급 규모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된 신입사원들이 연수를 끝내고 지난달 영업점 배치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일반직뿐만 아니라 매년 상반기에 뽑은 개인서비스직군(창구 전담 직원)도 아직 채용계획이 미정이다. 특성화고 채용은 이달부터 진행 중으로 경력단절 여성(파트타임)은 연중 상시 채용한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은 저금리 속에서도 대출 자산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비대면 채널 강화로 영업점이 줄어들며, 추가채용의 유인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최근 들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희망퇴직자도 늘면서 신입 채용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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