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대한항공 대 현대캐피탈의 경기,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문성민이 살아난 현대캐피탈이 무서운 뒷심을 뽐내며,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2(17-25 23-25 25-22 25-19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 드라마의 일등 공신은 단연 문성민이었다. 1세트에서 9점, 공격성공률 38.09%에 그치며, 애를 태웠던 문성민은 이날 양팀 통틀어 최다인 36점, 공격성공률 55.17%로 진가를 발휘했다. 전체 득점 중 25점은 3~5세트에 집중됐다. 

10년 만의 트로피 사냥에 나선 현대캐피탈은 1차전 패배를 되갚으면서 기분 좋게 안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대한항공은 2연승 기회를 놓쳤다. 초반 블로킹 퍼레이드로 낙승을 예고했지만 문성민의 기를 살려주면서 명승부의 희생양이 됐다. 

1세트는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6-7로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최석기와 가스파리니의 릴레이 블로킹에 힘입어 10-7 역전에 성공했다. 느린 플로터 서브로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을 괴롭히던 세터 한선수는 12-7에서 허를 찌르는 강서브로 득점 행진에 가담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를 노재욱에서 이승원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1세트는 대한항공의 25-17 승리. 

대한항공의 블로킹 쇼는 2세트에서도 계속됐다. 문성민은 5-5에서 김학민에게 블로킹을 헌납하자 손으로 코트 바닥을 세게 내려쳤다. 그만큼 현대캐피탈의 공격진은 무기력했다.

대한항공 역시 블로킹을 제외하면 경기가 풀리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현대캐피탈과는 달리 주전급 백업 레프트가 버티고 있었다.

김학민 대신 코트를 밟은 곽승석은 15-15에서 서브 에이스로 팀에 리드를 선사했다. 정지석의 부진으로 투입된 신영수는 20-19에서 서브 에이스로 포효했다. 

막판에는 다시 블로킹이 위력을 떨쳤다. 진상헌은 22-19에서 문성민의 후위공격을 차단,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24-23에서는 가스파리니가 깔끔한 후위공격으로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 들어 박주형 카드를 꺼내들었다. 리시브의 안정을 찾은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송준호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16-12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를 막지 못해 23-22까지 쫓겼지만 송준호의 퀵오픈으로 한숨을 돌린 뒤 박주형의 다이렉트 킬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문성민은 3세트 9번의 공격 기회 중 8번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송준호는 7차례 공격을 모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4세트에서도 이어졌다. 완전히 몸이 풀린 문성민은 전후위 구분 없이 득점을 양산했다. 최태웅 감독은 세트 중반 두 차례 오심을 모두 비디오 판독 끝에 돌려내며, 힘을 실어줬다.

문성민의 부활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최민호는 16-14에서 가스파리니를 단독 블로킹으로 처리했고 송준호는 19-16에서 재치있는 쳐내기 공격을 선보였다. 22-18에서 신영석이 대한항공 코트 끝에 떨어지는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자 현대캐피탈의 원정 응원석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팽팽하던 5세트 균형은 정지석에 의해 깨졌다. 정지석은 7-6에서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9-7에서는 어려운 오픈 공격을 터치아웃 득점으로 연결했다. 

5세트는 막판까지 치열했다. 대한항공이 정지석을 앞세워 10-7까지 달아나자 현대캐피탈은 날개 공격수로 변신한 최민호의 선전 속에 13-11 역전에 성공했다. 대학 시절 라이트 공격수로 뛰기도 했던 최민호는 높은 블로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꽂아넣었다.

현대캐피탈은 14-12에서 송준호의 퀵오픈으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두 팀은 29일 오후 7시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3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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