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탓일까.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올해들어 원인 모를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털진드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은 올들어 환자수가 26.3% 증가하고 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라임병 등도 전년보다 52.1%, 520%씩 늘었다.
 

하지만 감염병을 옮기는 진드기는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의 주간 감시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8~10월4일) 쯔쯔가무시증 매개 털진드기의 개체수는 2마리로 지난 2014년(3마리), 2015년(36마리)보다 줄었다. 9월부터 집계한 누적개체수는 5마리로 2014년 같은기간 12마리보다 줄고 2015년 59마리보다 적다.
 

털진드기 개체수는 최근 몇년간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올들어 소강상태로 돌아섰다.
 

질병관리본부의 지난 ‘2015년도 쯔쯔가무시증 매개 털진드기 감시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털진드기 트랩지수는 16.7로 전년 3.5보다 4.8배나 증가했다.
 

털진드기 트랩지수는 △지난 2012년 28.0 △2013년 34.1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14년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올해는 전년보다 개체수는 적은 상황이다.
 

판단은 다소 이르지만 매개곤충이 줄어도 감염 환자는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진드기 발견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폭염의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털진드기의 경우 산란기가 8월인데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활발해지는 특성이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털진드기 개체수가 증가한 것도 여름철 이상 고온현상이 지속된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와 같이 유래없는 폭염 속에서는 오히려 털진드기가 잘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 된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올해 털진드기 개체수가 예년만 못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털진드기 개체수와 쯔쯔가무시증 환자발생에 대한 명확한 상호관계는 파악되지 않았다.
 

진드기 개체수가 늘면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어나는 게 상식적이지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또 털진드기 유층이 풀숲에 서식하다가 사람에게 옮는 경우도 있지만, 들쥐 등 야생동물에 기생하다가 사람까지 옮겨지기도 해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해의 경우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다가 갑자기 가을철로 돌입할 때 생긴 급격한 온도차가 면역 저하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진드기 개체수는 최근 몇년간 추세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며도 “환자수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외활동 및 농작업시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야외활동후 발열, 설사·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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