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철 기자  / 대출금리는 뜀박질하는데 예금금리는 여전히 1%대에 머물며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이에 올해 은행들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하고 있는 은행들을 향한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18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평균 2.34%p로 지난해 연평균 금리차(2.26%p)보다 0.08%p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14년 평균 2.46%p를 기록한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폭이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이자수익과 직결되는 지표다. 금리차가 확대된 만큼 은행들의 수익성은 좋아졌다는 얘기다. 
지난 3~4년간 저금리 기조 속에서 움츠러들었던 예대마진이 다시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국내 대출금리가 지속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5%대에 달하던 대출금리는 2014년부터 금리인하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평균 3.4%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한은의 금리인상이 단행된 이후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3.44%에서 올 9월말 3.66%로 올라섰다. 
반면 예금금리 오름세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지난해 11월 1.17%였던 예금금리는 9월말 1.34%로 0.17%p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같은기간 0.22%p 뛴 대출금리 상승세를 예금금리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금리인상기에는 대출금리가 시장금리를 더 빠르게 반영하는 탓에 예금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긴 한다. 그러나 은행들이 금리를 높게 매긴 수신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출 우대이율을 낮추는 등의 노력으로 금리차를 벌린 영향도 적지 않다. 
확대된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의 이자수익으로 이어졌다. 1500조원에 육박할 만큼 급격하게 불어난 가계대출 등이 수익을 단단하게 떠받치고 있는 가운데 예대마진까지 늘어난 영향으로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은 29조9000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익(11조2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달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어 예대금리차는 앞으로 계속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가 더 뛰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미 은행권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4.8%까지 치솟아 5%대에 육박하며 줄줄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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