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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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 지표가 위기를 알리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다 본 우리 경제 미래도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OECD에 따르면 올해 9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99.1로 전월(99.3)보다 0.2p 하락했다. 지난 5월 100 아래로 내려간 후 4개월째 99대에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회복하기 시작한 중국(99.31)과 함께 OECD 평균(99.50)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99.85)이나 선진 7개국(G7, 99.72), 유로 국가들(99.59) 등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같은 기간 일본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 속도나 폭을 보면 한국이 더욱 두드러진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실제 경기 흐름보다 6~10개월 정도 앞선 고용, 생산, 소비, 투자, 금융 등 10가지 지표들을 종합해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국가별, 지역별로 6~9개월 뒤 경기 흐름과 경기 전환점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된다.
OECD 지수는 경기 순환 국면을 크게 4단계로 나누고 있다. 기준점은 100이다. 100을 상회하며 상승 추이에 있으면 ‘확장’ 국면, 100을 웃돌지만 하락 추이에 있으면 ‘하강’ 국면으로 본다. 반면 100을 밑돌 경우 상승 추이라면 ‘회복’ 국면, 하락 추이라면 ‘수축’ 국면으로 평가한다.
한국 CLI의 하락세는 지난해 4월부터 계속돼 왔다. 2016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던 한국 CLI는 이후부터 꺾이기 시작, 지난 9월까지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2개월만 더 떨어지면 외환위기 때 20개월(1999년 9월~2001년 4월) 연속 하락했던 때와 맞먹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OECD 기준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수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OECD는 지난 21일 발표한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유지했다. 지난 9월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0.3%p 대폭 내려 잡은 이후 유지한 상황이지만,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과 최저임금 정책 부작용 등 대내외적 리스크 요인이 산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IMF(3.0%→2.8%), ADB(3.0%→2.9%) 등 여러 국제기구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내렸다. 국내 연구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2.9%→2.7%)과 더불어 민간 연구기관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각각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인 2.8%를 제시했다.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마저 경제 성장률을 2.9%에서 2.7%로 하향한 상태다. 통계청에서도 OECD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망을 내놨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 국면과 전환점을 예측하는데 사용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지난 5월 보합세를 보였던 것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매달 하락했다.
지난 5월 OECD 경기선행지수를 들어 정부의 경기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성장률을 2.5~2.6% 사이로, 내년은 2.3%까지 내려갈 것으로도 보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쯤, 혹은 더 길게 보면 실물 쪽에서든 금융 쪽에서든 ‘위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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