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방송 매체의 교육적인 파급효과는 예상을 뛰어 넘는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몰랐던 것을 알게 하는 가르침이고 그 가르침을 배워 익히는 학습 과정이다.
   교육에 대해 원천적으로 얘기하자면 조금 고풍(古風)스런 것 같지만 공자의 논어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논어는 유가(儒家)의 성전(聖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서(四書)의 하나로서 많은 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바와 같다. 공자는 논어에서 이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자 왈 삼인행필유아사언(子 曰 三人行必有我師焉)이라. 즉, 세 사람이 간다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이를 좀 더 풀어보면 이렇다. 세 사람이 갈 때는 그 중에 반드시 나보다 배울 점이 있는 훌륭한 사람이 있을 것이요, 그러면 그 훌륭함을 본받을 수 있으니 내 스승이요,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기 때문에 그 또한, 나의 스승이 된다는 뜻이다. 즉 잘못한 사람에게서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공자님 같은 성인군자(聖人君子)는 아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다 이런 배움의 태도를 갖지 않으리라는 것도 너무나 뻔한 사실이다.
  세상만사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것이다. 이를 교육에 갖다 붙이면 교육의 순기능적인 면이 있고 이와 반대인 역기능적인 것이 있다. 앞서 공자님의 논어에 이를 적용해 보면, 여기서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두 가지로 나뉠 수가 있다. 즉 순기능적인 면은 공자님의 가르침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역기능을 따르는 축에서 보면 나쁜 것을 보면 자기도 그 나쁜 것을 따라 배운다는 것이다. 
   방송 매체인 TV의 교육적 파급효과는 시청자가 그대로 보고 배우는 교수·학습 자료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다. TV에서 방영하는 것은 비판 없이 무조건 따르는 경향이다. 그 중에서도 잘못 나아가고 있는 언어 사용이 더 문제이다.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며, 추앙(推仰)하고 있는 명사(名士)들의 TV에서 잘못된 언어 사용을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보고 듣고 배우는 시청자들이 있음에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TV방송에서 연설을 하거나 사회자와 대담(對談)하는 경우 우리나라를 지칭하는데 ‘저희 나라’라고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고쳐진 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런 실수를 많이 했었다. 그러던 게 2000년대로 오면서부터는 많이 고쳐지는 경향이 있어 다행이고 혹시 가다가 출연자 중에서 ‘저희 나라’라고 하면 사회자가 ‘우리나라’라고 바로 고쳐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아나운서가 됐건 방송인이 됐건 사회 보는 분에게 눈물 나게 고마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각료(閣僚)나 고위층 관료(官僚) 중에는 대 국민을 향한 계도(啓導)형식의 방송에서 아직도 ‘저희 정부’라고 스스럼없이 하는 말을 들을 수가 있다. 
‘저희 나라’라고 하지 않았으니 괜찮은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저희 나라’나 ‘저희 정부’가 무엇이 다른가? 더구나 외국에 대해 ‘우리 정부’를 ‘저희 정부’라고 말할 때는 차라리 눈과 귀를 막고 싶다. 말하는 화자를 비롯한 몇 사람만의 정부란 말인가? 당연히 ‘우리 정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방송을 시청하는 많은 사람들은 고급 관리가 하는 말이라 그런 말이 맞는 줄 알고 그대로 보고 따라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논어에 나오는 8글자 ‘삼인행필유아사언(三人行必有我焉)을 다시 한 번 새겨 보았음 직 한데 과욕일까? 고급 관료라고 자기 몇 사람의 정부나 되는 양 ’저희 정부‘라고 하는 사람들은 끌어내려 말하는 법부터 재교육 시킨 후 고급 관료를 시키든 방송에 내보내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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