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루킹’ 일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경수(왼쪽) 경남도지사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드루킹’ 김모씨가 같은 장소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드루킹’ 김모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대면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제공 = 뉴시스】
▲ ‘드루킹’ 일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김경수(왼쪽) 경남도지사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드루킹’ 김모씨가 같은 장소로 소환되고 있다. 이날 ‘드루킹’ 김모씨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대면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제공 = 뉴시스】

 

권민지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 모(49)씨와 오는 7일 법정에서 마주한다. 김 지사와 드루킹은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법원에 따르면 드루킹은 오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리는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드루킹의 증인 신문이 이뤄진다면 김 지사와 드루킹은 지난 8월9일 특검 조사에서 대질 신문이 이뤄진 이후 120일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애초 특검이 김 지사와 드루킹을 같은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에 둘의 재판은 병합돼 심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의 요청에 따라 현재는 분리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날 드루킹 증인 신문의 핵심 쟁점은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다. 참석 여부에 따라 김 지사가 댓글 조작 범행을 인지하고 지시했는지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드루킹은 킹크랩 시연회의 구체적인 정황에 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한 언론사에 보낸 ‘옥중편지’를 통해 2016년 9월께 김 지사가 경기 파주에 위치한 느릅나무 사무실인 일명 ‘산채’를 찾았고 11월9일 방문때 킹크랩 프로그램의 초기 버전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특검 조사와 드루킹 일당 등의 진술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1월9일 산채를 방문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관련 브리핑을 들었다. 그러던 중 드루킹의 지시에 의해 다른 경공모 회원들은 밖으로 나가고 ‘둘리’ 우모(32)씨와 셋만 남아 16분 정도 킹크랩 시연을 지켜본 후,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방법으로 댓글 조작 범행을 승인했다고 한다. 둘리는 김 지사의 지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지사의 산채 방문에 맞춰 킹크랩 개발을 서둘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반면 김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회 참석을 적극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산채에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킹크랩 시연회는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도 시연회 참석 정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본 적도 없고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일축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의 진술에 신빙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이 경찰 및 검찰, 특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며,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드루킹은 옥중편지에서 킹크랩 시연을 두고 “현재 구속돼 있는 여러 명이 목격했으므로 (김 지사는) 발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 지사와 대질 신문 과정에서 “독대했다”며 주장을 바꿨다. 또한 킹크랩 시연이 끝나고 김 지사에게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했지만 이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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