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교수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부동산MBA 겸임교수도시공학박사 / 부동산학박사
김상진 한양대겸임교수 도시공학박사 / 부동산학박사

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예전과 달리 요즈음은 차고 넘친다.

스마트폰에서도 부동산 검색이 가능하고 전문가의 시장 전망 자료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부동산 전망과 정보에 목말라 있다. 필자에게도 질문들이 쇄도하고 있다. 

언제 부동산을 매수해야 하는지, 더 보유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다. 정보와 전망에 대한 판단부족 문제는 어디에서 연유된 걸까? 국내 부동산 정보 축적기간이 선진 외국보다 짧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지가변동률 자료는 1975년부터, 아파트의 지역별 자료는 1986년부터 열람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을 예로 살펴보자. 
1986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약 32년 간의 결과는 연간 기준으로 22회 상승하고 9회 하락, 1회 정체했다. 다음 해 상승할 확률이 68.8%로 높게 나타난다. 아파트 하락 기간을 살펴보니 90년대 초반,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의 기간이다.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거시 경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상승, 호황, 경기후퇴, 불황을 반복하면서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격 자료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에렌(Herengracht) 지수’다. 
에렌 지역은 3~4층의 다소 큰 규모의 주택이 운하에 접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단지 모습을 갖추고 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였던 1628년 9월 가격지수를 100.0으로 산정해 지금에 이르렀다. 

지수(실질)가 하락한 시기는 나폴레옹 시대, 제1, 2차 세계대전 등 네덜란드가 경제적으로나 국제 사회에서 힘을 잃었을 때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390년간 에렌 지역의 주택가격은 얼마나 변동했을까? 
명목 가격으로 약 30배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주택 가격은 연평균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매수 측면에서의 연평균 0.1% 주택 상승은 나쁜 투자(bad investment)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 지역 주택 소유주들은 건물을 관리하면서 남는 공간을 임대해 연간 4~8%의 수익(시대에 따라 다르다)으로 나름 이익을 거두었다. 

서울과 암스테르담 모두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이젠 부동산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도시민들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부동산의 매매(賣買)와 임대수익(Cash flow), 임차 등 타이밍(timing)의 예술이 요구된다.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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