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와 초등학교
국민학교와 초등학교
  • 경기매일
  • 승인 2018.12.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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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꾼 것은 당시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3월 1일이다. 이는 김영삼 정부의 매우 잘못된 판단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들의 주장은 국민학교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 국민을 일본 ‘황국신민(皇國臣民)’으로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 이름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얼른 들으면 그럴싸한 개명의 이유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 빚어낸 촌극(寸劇)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한자(漢字)는 고대 중국에서 만들어져 오랜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중국, 한국, 일본에서 쓰고 있는 표의문자(表意文字)로서 고귀한 문화유산(文化遺産)이다.  따라서 한자(漢字)는 중국, 한국, 일본 등 삼 개국의 공통 문자이다. 이렇게 한자(漢字) 문화권(文化圈)에 있는 삼국(三國)은 모두 한자(漢字)로 된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즐겨 쓰고 있다. ‘황국신민(皇國臣民)’ 역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사자성어(四字成語)로서 일제 강점기에, ‘일본 천황이 다스리는 나라의 신하 된 백성’이라 해 일본이 자국민을 이르던 말인데 이 사 자(四字)에서 빼낸 두 자(二字)가 국민(國民)이며, 여기에 학교를 붙여 국민학교의 이름이 됐기에 그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인정한다고 해도 같은 한자 문화권에 있는 나라이기에 이는 한자 문화권에 있는 나라에서의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바꾸지 말았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도 대 국민을 향해 TV방송에서 연설을 하거나 중대 성명(聲明)을 발표할 때는 첫 발성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다. 물론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 등 이 나라 최고의 관료들도 대 국민을 향해 연설을 할 때는 그 일성(一聲)이 ‘존경하는 (또는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이다. 이때의 국민(國民)은 괜찮고 학교 이름에 있는 국민(國民)은 일제 식민 잔재(殘滓)라는 말인가? 이는 논리적 모순이요 자가당착이 아닌가? 앞서 말했듯 ‘황국신민(皇國臣民)’의 사자성어에서 두 자를 뽑은 것이 국민(國民이라면 이 나라 대통령도 ‘국민(國民)’이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되지 않은가? 그런데 대통령은 이 말을 써도 되고 제일 힘없는 학교 이름에는 ‘국민’을 써서는 안 된다면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아닌가. 
  ‘국민(國民)’에 대한 중요성은 또 있다. 헌법만 개정하려 해도 ‘국민투표(國民投票)’에 부쳐야 한다. 이때의 ‘국민’은 또 써야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근본적인 이유가 또 있다. 국가의 삼 요소에 그 첫째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다. 그 다음이 영토이고 셋째가 주권이 아닌가?  ‘국민(國民)’이란 말을 못 쓰게 함은 국가를 부정(否定)하는 것이 된다.  
  1949년 제헌국회가 제정한 교육법 제93조에서 “국민학교는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보통학교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국민학교 교육은 이 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국민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국민(國民’이라는 어휘는 다른 말로 대체할 만한 말이 우리나라에는 없다. 이것이 국민(國民)을 그대로 두고 써야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한때의 권력은 무상(無常)한 것이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쥐었다고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면 역사가 용서치 않는다. 인명은 유한(有限)하고 권력은 무상(無常)하다는 걸 왜 생각지 못할까? 국가 중대사는 공명심(功名心)이나 사리사욕에 사로잡힘이 없이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아닌가?  또한 이름은 내용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기에 학교 이름을 만들거나 바꿀 때는 신중을 기했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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