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부경찰서 서곶지구대장 경감 정현신
인천서부경찰서 서곶지구대장 경감 정현신

 

요즘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여전히 가족 간에 발생한 일이라며, 쉬쉬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가정폭력 신고로 출동해보면 피해자는 “술만 안마시면 착한사람이다”“가족일이니 알아서 하겠다”“나만 참으면 된다”라며 가해자를 감싸거나 그냥 참고 넘어가려는 경우가 많고 가정폭력이 동네에 소문나면 동네사람들이 흉을 볼까봐, 자식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복되는 가정폭력에도 집안일로 치부해버리는 피해자들의 침묵과 주변 이웃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신고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되거나 은폐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가정폭력은 상습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10월 112신고 접수된 가정폭력 건수는 20만 4826건으로 절도(19만 2649건)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1년 단위 통계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절도 신고를 앞지른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경찰청 통계를 보면 가정폭력 사건은 2015년 1만 1천 908건, 2016년 1만 3천 995건, 2017년 1만 4천 70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찰에서는 대여성 악성범죄 근절을 위해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이 사건 발생 시 전담팀과 함께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피해자에게 임시숙소 제공 및 무료법률상담 등 각종 피해자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여성긴급전화(1366)전문 상담사 연계해 가정폭력 재발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도 집중하고 있다.
 가정폭력을 막는 첫걸음은 결국 신고로부터 시작된다. 무엇보다도 처음 폭력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가정내의 문제가 아닌 중대 범죄로 커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신고를 통해 초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해야 한다. 또한, 국민 모두가 가정폭력이 더 이상 남의 집 가정사라 여기지 않고 사회적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더 큰 비극을 막고 안정적인 가정·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