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주광현
효산 주광현

 

국립국어원에 대해 내가 했던 질문과 이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 그리고 그 답변을 보고 다시 내가 했던 재질문의 내용을 요지 중심으로 올려 보려 한다. 

질문 등록 일시는 2018년 11월 28일이고 답변 일시는 하루 뒤인 11월 29일이며, 재질문 일시는 12월 1일이다. 
질문, 답변, 재질문의 순서로 핵심 요지를 중심으로 펼쳐 보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거리의 용어인 ‘마장’을 찾았더니 아래와 같았다.
마장01「의존명사」 거리의 단위. 오 리나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이른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로 보면 오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고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도 ‘마장’이 된다. 그렇다면 
1) 오 리가 못 되는 거리가 ‘마장’이면 오 리가 넘는 거리는 2마장이 돼야 한다. 
2) 그런데 십 리가 못 되면 이것도 ‘마장’이라 했다. 이건 모순된 뜻풀이가 아닌가?
이에 대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마장’은 오 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로 양분되는 것이 아니라, ‘오 리가 못 되는 거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 명사로 쓰인 것이며, 그 거리를 분명히 알 수 있는 단위 명사는 아니다.

재질문은 이렇다.
“오 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라는 말과, “오 리가 못 되는 거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가 무슨 차이가 나는가? 그 말이 그 말이지 않은가? 
또한, ‘마장’을 풀이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혹은’이라는「부사」를 넣어가면서까지, 사전에 풀이한 기존의 내용을 고치지 않고 고수(固守)하려고 하는 충직한 태도에 실망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마장01「의존명사」 거리의 단위. 오 리나 십 리가 못 되는 거리를 이른다”로 등재 된 것을 답변에서 극구(極口) 보호하고 해명하느라고 ‘오 리가 못 되는 거리’ 혹은 ‘십 리가 못 되는 거리’ 로 말을 바꿨는데 이는 논리에 맞지 않다. 
질문에 대한 이런 억지스런 답변은 견강부회(牽強附會)라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서 또 논리적으로 안 맞는 게 있다.
‘오 리’와 ‘십 리’는 2배의 차가 있다. 그런데 두 배의 차가 나는 이 두 가지 거리를 동가(同價)로 ‘오 리나 십 리가’로 풀이한 것 자체가 오류이다. 
답변에서도 그 오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궁색한 답변이나 견강부회(牽強附會)보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내용의 오류를 인정하고 사리나 논리에 맞게 다시 바꾸는 게 낫지 않겠는가?  
질문을 하면 왜 이런 질문을 했겠는가? 하는 질문자의 입장에서 그 질문의 핵심을 알아보고 좀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답변을 주셨으면 한다.
여기까지 국립국어원에 대한 나의 질문과 그쪽의 답변, 그리고 재질문까지를 간추려 보았다.
국립국어원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류가 발견되면 오류를 인정하고 오류가 있는 부분을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 번 사전(辭典)에 등재하면 무슨 성전(聖典)이나 되는 것처럼 그 내용을 고수(固守))하는 것만이 능사(能事)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전에 오류가 있는데도 오류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견강부회(牽強附會)를 해 그대로 버텨나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어문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나의 재질문을 보고 또 어떤 답변을 보낼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