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1968~2014)의 데뷔 30주년 기념일인 24일 앨범 '고스트 터치(Ghost Touch)' 파트1이 나왔다.

신해철은 1988년 12월24일 제12회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를 부른 밴드 '무한궤도' 리더로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헤비메탈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크리스 생그리디가 보관한 자료에서 추출한 보컬 트랙과 생전에 고인이 사용한 컴퓨터 안에 들어있던 파일을 되살려 편곡하고 반주를 입혀 제작했다. 

앨범 제명이 '고스트 터치'인 이유는 음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미디 건반 입력값을 신해철이 생전에 남긴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고인의 손길'을 그대로 담았다는 의미다. 

이날 발매된 앨범에는 '해에게서 소년에게' '재즈 카페' '월광' '일상으로의 초대' '민물장어의 꿈' '해에게서 소년에게 인스트루멘털 버전' '머신 메시아' 등이 실렸다. 특히 '민물장어의 꿈'은 고인의 마지막 공연 실황을 녹음한 것이다. 

파트2는 내달 발매 예정이다. 

이와 함께 KBS는 신해철 데뷔 30주년을 맞아 이날 유튜브채널 '어겐 가요톱10'에서 신해철 특집 12시간 라이브방송 '데뷔 30주년 기념 신해철 데이'를 선보였다. 

한국 대중음악의 선구자로 통한 가수 서태지(46)가 존경을 표할 정도로 신해철은 앞서가는 뮤지션이었다. 서태지는 1990년대 초반 신해철에게 샘플러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넥스트의 음악에서 보듯 신해철의 음악기반은 록이지만 신시사이저나 미디 등 최신장비를 음악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윤상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 그룹 '노 댄스'를 비롯해 솔로앨범 '크롬스 테크노 웍스'와 '모노롬',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비트겐슈타인' 등을 통해 음악 실험을 지속했다.

신해철이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정치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를 맡아 과감하면서 파격적인 발언으로 '마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엘리트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출신(중퇴)이다.

정치적인 발언과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내뱉는 '독설 논객'으로도 통했다.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society)와 연예인을 가리키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만든 신조어인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MBC TV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다.

신해철은 2014년 10월17일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 수술 등을 받고 고열과 복통 등을 호소하다가 열흘 뒤 사망했다. 이후 사회적으로 의료사고 논란이 번졌다. 지난 5월 대법원은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했다가 의료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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