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교수한양대 겸임교수도시공학박사/부동산박사
김상진 한양대 겸임교수 도시공학박사/부동산박사

비둘기호는 느림의 미학이다. 
덜컹거림과 함께 간이역마다 정차했던 비둘기호를 지금은 박물관에 가서야 만날 수 있다. 학창 시절 선생님과 친구들 간의 정(情)을 돈독히 해주었던 것은  경주 수학여행의 비둘기호다. 

경제 성장과 맞물려 비둘기호는 통일호, 새마을호로 자리를 내주었으며, 편리하고 빠른 KTX로 이어졌다. 언제든 서울에서 강릉과 목포, 부산의 맛집을 반나절 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스마트폰, 4차 산업, 블록체인, 자율주행차라는 단어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술 문명의 발전은 사람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있다.
전 국토의 도시화율은 91.8% (2017년, 통계청)로 매우 높다. 

대부분의 시간을 도시에서 보내는 사람들은 도시 경쟁력이 중요한 이슈다. 창조적 사람들이 도시에 많이 모일 필요가 있다. 도시 인구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올해 3분기 출산율은 0.95명으로 연간 32만 명 수준의 신생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도에는 전국 인구가 자연 감소할 것으로 당국은 전망한다. 인구의 자연 감소는 각 도시 인구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젠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에서의 인구 유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도시 간 인구 이동이 경쟁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동할 것이다. 일자리의 변화, 근린 환경, 접근성, 주택의 질과 디자인, 교육, 의료 서비스, 공원, 교통 등의 요인과 연계돼 있다. 생애주기별 선택에 따라 도시 이동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수도권 인구는 지금까지 계속 증가했다. 
전국대비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70년(28.3%), 1980년(35.5%), 1990년(42.8%), 2000년(46.3%), 2005년(48.2%), 2015년(49.1%), 2018년 11월 현재 49.8%로 2,580만 명에 달한다. 

그중 경기도 인구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2005년 1,041.5만 명이던 경기도 인구는 지난달 기준으로 1,306만 1,074명으로 집계됐다. 약 13년 만에 264.5만 명이나 증가했다. 이는 50만 명 도시가 5개 이상 새로 생긴 것과 같다. 

며칠 전 제3기 신도시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의 정책이 발표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연계한 GTX는 수도권 교통의 혁신이다. 또한, 제3기 신도시의 주택 공급 확대는 수도권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일 것이다.

GTX는 평균 시속 100km가 될 것으로 보여 수도권 출퇴근 교통을 확연히 개선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경쟁력은 현재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5대 광역시와 지방 도시보다 우위를 더욱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GTX’은 한편으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전주곡과 같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